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2.07 06:00

전문가들 "현대차 기술력 부족으로 엔진 손상된 것...리콜해야"

현대자동차의 아반떼MD <사진=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1.6 GDI 엔진을 탑재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MD 차량에서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감소하는 결함이 잇따라 보고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당사의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차량의 엔진 무상 수리를 거부해 논란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엔진오일이 급격히 줄어 정상운행이 불가능한 아반떼MD 차량의 엔진을 교환해야 하는데도 "엔진오일 서비스센터 전산상에 교환 이력이 없어 순정 엔진오일을 쓰지 않았다"며 무상 수리를 거부해 소비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각한 엔진 결함을 소비자 탓으로 떠넘기는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월 30일 자신의 아반떼MD 차량에 엔진경고등이 뜨고 심한 진동과 소음이 느껴져 엔진오일 잔량을 확인했는데 엔진오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즉시 엔진오일을 보충한 뒤 현대차 대구서비스센터를 찾았다.

A씨의 아반떼MD는 총 주행거리 9만2000km, 출고일 2013년 9월 13일로 아직 보증기간이 남아있는 차량이다. 현대차는 엔진 및 동력 주요부품에 대해 10만km/5년까지 보증기간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무상수리 대상이다. 

이에 따라 A씨는 심각한 결함인 만큼 당연히 무상 수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대차 정비사업소로부터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A씨의 차량 수리를 담당한 엔지니어가 “블루핸즈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한 내역이 전혀 없어 무상 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그 동안 엔진오일을 교환한 이력을 전달했지만 사업소 엔지니어는 “순정 엔진오일을 쓰지 않아 무상 수리 할 수 없다”며 무상수리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A씨의 항의에 엔지니어는 “무상 수리를 원한다면 자비로 엔진오일을 교환 한 뒤 2000km를 주행한 후 다시 방문해 달라”며 “또 다시 오일이 L선 밑으로 떨어진다면 엔진을 교체해 주겠다”고 말한 뒤 A씨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A씨는 "현대차 엔지니어는 F선을 훨씬 넘어서는 많은 양의 엔진오일을 해당 차량에 주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정상 범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넣고 L선 밑으로 내려가면 무상 수리해주겠다는데 그런 차는 수리가 아닌 폐차감”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명일 자동차정비 명장은 “제조사는 엔진의 부하를 막기 위해 엔진오일을 F선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엔지니어가 F선을 넘게 주입한 것은 엔진오일이 줄어든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아반떼MD(2012년 6월식/약 8만km 주행) 소유주가 공개한 엔진 실린더 내벽이 손상된 모습.

A씨는 사업소측의 소비자를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업소 측에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이의제기를 하든 신고를 하든 마음대로 하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엔지니어는 “사업소에 도착한 차량은 이미 엔진오일이 보충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엔진오일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2000km 주행 후 다시 오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A씨의 차량은 전산에 엔진오일 정비 이력이 없었고 GDI 엔진은 엔진오일이 감소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명백한 차량 결함을 소비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명장은 “현대차의 GDI엔진에서 엔진오일을 줄어드는 현상은 실린더 내벽에 데미지가 생겨 그 틈으로 엔진오일이 스며드는 것이 원인”이라며 “다른 국가의 제조사들도 직분사엔진을 쓰지만 현대차는 관련 기술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의 GDI 엔진은 2번 3번 실린더에 무조건 손상이 생겨 전량 리콜이 필요한 중대한 결함인데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아반떼MD의 엔진오일 감소 결함 신고 건수는 약 1200건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당국은 현대차의 1.6 감마 GDI 엔진에 대한 리콜을 검토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콜 여부는 교통안전공단의 결함신고센터를 통해 검토한다”며 “아직 현대차의 GDI 엔진 중 쎄타는 리콜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감마는 아직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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