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2.16 08:56
<사진=yes24>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설 연휴에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 했다면 조용한 곳에서 지친 일상을 잠시 잊고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마음을 커피 향과 책으로 달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이번이 좋은 기회다. 

그동안 바삐 돌아가는 격무에 시달려 책 한 권 손에 들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읽기 쉽고 의미 있는 책들을 추천한다.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난 선생님 되고 싶지 않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단 말이야"
"멀리 생각해. 여자 직업으로 선생님만 한 게 있는 줄 알아?
"선생님만 한 게 어떤 건데"
"일찍 끝나지, 방학 있지, 휴직하기 쉽지. 애 키우면서 다니기에 그만한 직장 없다"
"애 키우면서 다니기에 좋은 직장 맞네. 그럼 누구한테나 좋은 직장이지 왜 여자한테 좋아? 애는 여자 혼자 낳아? 엄마, 아들한테도 그렇게 말할 거야? 막내도 교대 보낼 거야?"
 

지난해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 1위로 뽑히기도 한 '82년생 김지영'은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감을 얻어냈다. 당신이 남자라면 더더욱 읽어야 한다. 앞으로의 아내와 딸을 위해서.

책의 주인공 '김지영' 씨는 이름만 들어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이다. 올해 34살로 3년 전 결혼해 딸을 낳았다. 그는 보통 한국의 여성이 그렇듯이 결혼을 하면서 퇴사를 결정했다. 소설은 김지영 씨가 어릴 적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당했던 차별을 날카롭고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서른의 반격> - 손원평 

"아니, 난 내가 누굴 상대로 싸워야 되는지 모르겠어" 
"세상 전체는 못 바꾸더라도, 작은 부당함 하나에는 일침을 놓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런 가치의 전복이요" 

손원평 작가의 '서른의 반격'은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 내가 너무 '보통 사람'처럼 느껴질 때, 우주의 티끌도 못 한 존재 같을 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주인공 '김지혜'는 대기업 계열의 문화아카데미의 인턴이다. 문화를 다루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지만 결국 입사한 곳은 문화센터 인턴이었다. 그가 다니는 대기업 계열의 문화센터에서는 '문화'를 가장한 지독한 돈 냄새가 뿜어져 나온다. 도망치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나이 서른. 그런 그가 '이규옥'이라는 독특한 남자를 만나 세상에 소소한 반격을 하게 된다. 

한편, '서른의 반격'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곡들이 제시된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책에 나오는 음악을 배경 삼아 읽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언어의 온도> - 이기주 

"처음에 '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 '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사람 관계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한 사람이 읽으면 조용하게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이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다. 

휴일에 사람들을 피해 조용한 카페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어느 순간 자신의 민낯을 발견하고 눈물을 훔칠지도 모른다. 따스함과 안타까움, 연민과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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