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상압박 어디까지] ① 철강 이어 반도체·자동차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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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상압박 어디까지] ① 철강 이어 반도체·자동차 노린다우리 기간산업 품목 꽁꽁 묶어..."백기투항 요구하나"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8.02.2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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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뉴스웍스>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이어 철강까지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무역 선전포고'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때부터 이미 예고된 바였지만 미국이 막상 '행동'에 돌입하자 우리 정부는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트럼프는 “무역에 관해선 한국과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트럼프의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어디까지 통상압박을 가할지, 그 이유와 대책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4회에 걸쳐 시리즈를 게재하고자 한다.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미국의 한국에 대한 통상압박이 가전과 철강에 이어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무역확장법 제 232조에 따라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와 조치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이에 대한 최종 조치는 4월 11일까지 내려진다.

특히 권고안에 담긴 고율 관세 대상 12개국에는 대미 철강수출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의 핵심 동맹국 중 일본과 독일, 영국 등이 빠지고 한국만 포함됐다. 업계는 수입 철강에 대한 미국의 제재 권고안 3가지 가운데 어떤 안이 채택되더라도 우리 철강산업의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치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혀 미국의 조치에 일단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는 '2017년 하반기 수입규제 동향과 2018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향후 수입규제 예상품목으로 철강과 가전, 그리고 자동차 등을 꼽았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관세법 337조 위반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SSD 시장은 삼성전자가 3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SSD의 기반인 낸드 메모리 또한 삼성전자가 장악한 시장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50%에 육박한다.

ITC는 이번 조사의 배경으로 ‘특허 침해 소송’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지난해 말 미국 반도체 업체인 넷리스트와 비트마이트로는 각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메모리 반도체 특허와 관련해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하지만 ITC의 조사는 명분인 특허분쟁 해결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는 이번 조사가 미국 내 상품 판매와 수입에 관련된 불공정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관세법 337조에 따른 제소라는 점에서 향후 메모리 반도체의 수입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더불어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역시 미국의 통상압박 레이더에 걸렸다. 앞서 두차례 열린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도마 위에 오른 핵심품목이 바로 자동차다. 미국은 한국 대상 무역적자의 원인을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입된 한국산 자동차를 꼽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철수가 유력해진 한국지엠 문제를 빌미삼아 미국이 한미FTA 개정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매 부진에 허덕이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지엠의 경영난은 우리 시장이 미국 자동차에 폐쇄적이라는 미국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파산위기에 직면했을 때 미국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극적 회생한 기업”이라며 "이 때문에 General Motors가 아닌 Government Motors라고도 할 만큼 사실상 미국정부의 민간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와 자금 지원 요청이 미국정부와 교감이 있었다고 보는 이유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반도체와 자동차로 미국의 무역 압박이 확산되면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대미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보 기자  kyung2332@newswor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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