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2.20 18:18

KOTRA, "IT 강국인 우리나라엔 새로운 시장 개척 기회"

캐나다 약국에 설치된 원격진료 시스템

[뉴스웍스=고종관기자] 고령사회로 치닫는 것은 캐나다라고 예외가 아니다. 신규이민자를 유입해 매년 인구가 늘고는 있지만 베이부머의 은퇴와 저출산으로 인구구조는 방추형(인구감소형)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정부가 이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토론토 무역관이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하는가 하면 독거노인을 위해 의료사물인터넷(IoMT)을 연구ㆍ개발하는 등 초고령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캐나다의 65세 이상 노인인구(590만명, 16.9%)는 15세 미만 유소년층(580만 명,16.6%)을 앞질렀다. 2011년 이후 전체 인구는 5%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이 20%나 급증한 결과다.

특히 청년층의 대도시 이주가 심한 동부 연안은 전체 인구의 19.8%가 노인인구로 초고령화(인구의 20%)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복지시설 확충과 의료비 부담이다.

캐나다의 싱크탱크인 ‘Fraser Institute’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5~64세의 1인당 연평균 의료비는 2664캐나다 달러(약 231만 원)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 노년층의 의료비는 1만1625캐나다 달러(약 1010만 원)로 4.4배나 많다. 이 때문에 캐나다의 보건예산 지출은 계속 늘어 2017년 약 2420억 캐나다 달러(약 21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총생산(GDP)의 11.5%를 차지하는 수치다.

캐나다 정부에게 더 큰 걱정거리는 독거노인의 증가다. 2016년 여성 및 남성 독거노인은 노령층의 각 33%, 17.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61년에 이르면 독거노인이 1303만 명(전체 인구의 25%)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배경으로 캐나다 정부가 눈을 뜬 것이 스마트 헬스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과 보건의료 산업이 융·복합된 스마트 헬스가 독거노인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것이다.

먼저 동네 약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원격진료를 꼽을 수 있다.

의료 서비스기업인 ‘Medview MD’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앨버타, 온타리오주의 일반약국 20곳에서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환자들은 국민의료보험 카드를 가지고 무상으로 진찰을 받을 수 있다.

국영의료로 의료비가 무상인 캐나다는 환자가 진료를 받으려면 며칠 또는 몇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의료진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원격의료는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들은 휴대전화의 앱(무료),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진단 기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회사 대표인 댄 니드(Dan Nead)는 KOTRA 토론토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올 3월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의무기록(EMR)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EMR을 통해 병원 내·외부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독거노인을 위한 아파트에도 스마트헬스가 적용된다.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해 낙상을 예방하고, 뇌졸중 등 원격으로 건강관리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보호자나 사회복지사는 스마트 기기로 노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안부 상황을 파악한다. 현재 브뤼에르 연구소(Bruyere Research Institute)와 칼턴대학교(Carleton University), AGE-WELL 등이 공동으로 병원 기반으로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말동무가 돼 주는 인공지능 닥터도 있다.

토론토대학의 프랭크 러드지치(Frank Rudzicz)박사팀은 2016년 7월 알츠하이머 및 치매 증세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 '루드비히(Ludwig)'를 공개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루드비히는 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말투, 목소리, 집중력 등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알려준다. 연구팀은 치매의 조기발견과 치료, 그리고 사회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캐나다는 2031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건강협회(Canadian Institute for Health)는 고령인구가 2018년부터 매년 4.24%씩 늘어나 2063년엔 1303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캐나다 독거노인은 국민연금 외에도 생활보조금을 합쳐 월 평균 최소 876캐나다 달러(약 76만 원)를 받는다.

토론토 무역관은 “복지국가인 캐나다의 스마트 헬스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정보통신 기술이 뛰어난 우리나라에 새로운 시장진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