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2.22 09:28
<사진=천종호 판사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기자] '호통판사' '소년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더 이상 소년재판을 진행하지 않는다.

천 판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월 13일 화요일 법원 정기 인사가 발표되었다"면서 "이로 인해 올해부터 소년재판을 떠나게 되었고, 언제 다시 소년재판으로 복귀할지는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고 전했다.

천 판사는 이날 "심호흡 크게 하고 떠날 준비를 합니다"라며 "소년재판을 계속하려고 부산가정법원에 잔류하거나 울산가정법원 등 소년보호재판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신청하였으나 부산지방법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이어 "인사발령을 접하고 나니 온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가슴은 아파오고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이 밀려와 공황상태에 빠져 버렸다"면서 "지난 일주일간은 낮에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밤에는 잠 한 숨 못 잔 채 뜬눈으로 지새웠다. 8년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아이들을 이제 더 이상 만날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삶의 기쁨이 한순간에 통째로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천 판사는 또 "퇴직 시까지 소년보호재판만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함을 용서 바란다"며 "법관 퇴직시까지 소년보호재판만 하겠다고 국민들 앞에서 공적으로 약속을 하였고, 2017년 국정감사 때도 노회찬 의원의 질문에 다시 약속을 하였다. 이런 약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년보호재판이 법조인 경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제가 소년보호재판을 계속 하더라도 특혜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약속을 이제 지킬 수가 없게 되어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년보호재판을 떠나더라도 저는 여전히 아이들 편"이라며 "앞으로도 이 아이들과의 소통의 끈을 끊지 않겠다. 여전히 소외되고 무시되는 아이들의 편이 되겠다. 그러니, 앞으로도 부디 이 아이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을 끊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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