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2.25 18:00

여자 컬링팀 '영미' 신드롬...스켈레톤·봅슬레이 등 새역사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25일 오후 8시에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북한의 핵 문제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방남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 정치권에는 일부 보수층을 중심으로 '평양올림픽'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개막되자 그 동안의 논란은 사라지고 92개국 2925명의 선수들이 그동안의 땀방울로 이룬 기량으로 펼치는 열띤 경쟁에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 세계 최고의 실력을 확인한 태극전사들

이번 대회는 각종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우선 대한민국 스켈레톤 대표로 출전한 윤성빈 선수는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썰매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염을 토했다. 썰매종목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것은 거의 기적이나 다름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경기에 출전해 아시아 선수 최초 썰매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윤성빈 선수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또한 여자 컬링에 출전한 김은정, 김영미 등 우리 대표팀은 연일 선전을 펼치며 전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여자 컬링팀의 김은정 선수가 외친 "영미, 영미~"는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이들은 마늘소녀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실감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 폐막일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한 마무리를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영미~"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낼 정도의 큰 인기를 얻은 여자 컬링 대표팀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 선수는 매스 스타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 종목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이승훈의 금메달과 함께 주목을 받은 선수는 정재원이다. 정재원은 매스 스타트 결승전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선배 이승훈의 금메달 레이스에 가장 큰 조력자가 되었다.

이승훈은 이에 앞서 후배 김민석, 정재원 등과 함께 출전한 팀추월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며 3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을 목에 걸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 출전한 차민규 선수는 1위와 0.01초차로 은메달을 따내며 차세대스타로 등극했다. 1500m종목에 출전했던 김민석 선수와 1000m 김태윤 선수도 깜짝 레이스를 펼치며 동메달을 따내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종목에 출전해 대회 3관왕에는 실패했으나 은메달을 따내며 진한 감동을 남겼다. 당시 이상화는 금메달을 따낸 일본의 고다이라와 선의의 경재을 펼치며 경기 후에도 서로를 위로, 축하하며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이어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효자종목 쇼트트랙에 출전한 남자선수들은 5000m계주 결승전에 출전해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으나 실수한 동료들에게 비난보다는 위로와 격려를 하며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 동메달 2개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이상호 선수도 뛰어난 레이스를 펼치며 은메달을 따내며 우리나라 설상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쾌거를 거뒀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프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이상화 선수.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 '옥에 티' 여자 팀추월 대표팀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따뜻한 소식이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 중 우리대표팀에게 가장 아픈 소식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벌어진 경기에서 팀워크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 경기는 성적보다 선수들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이날 경기 후 김보름 선수는 노선영 선수에 대해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에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비꼬는 듯한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 선수가 기자회견까지 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노선영 선수가 이를 반박하는 인터뷰를 해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김보름은 매스 스타드 경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김보름은 은메달 획득 후 웃음보다는 눈물을 흘리면서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다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 한국 金 5, 銀 8, 銅 4개로 최종 7위... "잘 싸웠다"

한편, 우리 대표선수단은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당초 목표인 금메달 8, 은메달4, 동메달 8개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금메달 5, 은메달 8,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차지했다. 

종목별로 보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 은메달 1, 동메달 2개를 따내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으며, 스피트케이팅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스켈레톤에서 금메달 1개,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 1개, 스노보드에서 은메달 1개, 봅슬레이에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다음 동계올림픽은 오는 2022년 중국의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 한반도 긴장 완화 기반 마련한 외교의 장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포츠 외에도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 방문해달라"고 요청해와 그 동안 지속되어 온 한반도 위기설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북측 대표단은 문 대통령과 함께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함께 관람했으며 개막식에서 애국가가 불려질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북한은 폐막식에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와 대화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되며 국내 보수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해외언론들은 이와 같은 변화에 주목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열강들은 북한 핵 폐기 등 분명한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그에 대한 언급을 내 놓지 않고 있어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평창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나 앞으로 남은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와 북한 김정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고민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대표팀. 우리나라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 은메달 1, 동메달 2개를 얻어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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