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2.24 07:00

더 커지고 첨단사양 갖춰…싼티나는 내장재와 썬루프 소음 아쉬워

싼타페TM의 전면부. <사진=박경보 기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최대 기대작인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TM이 드디어 출시됐다. 현대차도 시장의 기대를 의식한 듯 이번 미디어 시승행사에 무려 120여대의 시승차를 투입하며 공을 들인 모습이다.

지난 2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는 킨텍스에서 자유로를 거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왕복하는 약 80km 구간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서 싼타페TM의 스티어링 휠을 쥐어 본 기자들은 ‘역시 싼타페’라며 치켜세운 반면 일부는 다소 실망하기도 하는 등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지난 2000년 도심형 SUV를 표방하며 1세대가 출시된 싼타페는 어느덧 17년이 지나 4세대로 진화했다. 싼타페는 지난해 국내 SUV로는 최초로 내수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번 TM 모델 역시 사전계약 2주 만에 1만5000여대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새롭게 태어난 싼타페TM의 외모부터 뜯어보면 앞서 알려진 대로 최근의 현대차 SUV 디자인기조를 그대로 따랐다. 전면부의 캐스캐이딩 그릴이 큰 폭으로 커지고 헤드램프가 상하로 나눠진 분리형 컴포지트 라이트를 적용해 앞서 출시된 코나, 넥쏘와 맥을 같이했다.

싼타페TM의 외관 모습. <사진=박경보 기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릴 윗 부분의 길고 두껍게 둘러진 대형 크롬 가니쉬는 마치 머리띠를 두른 것 같아 인상을 흐린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작보다 휠씬 강인하고 남성적인 모습이다. 측면부는 유리창 디자인의 변화가 가장 먼저 들어온다. 전작인 DM은 2열 유리창 벨트라인이 크게 치켜 올라간 데 비해 TM은 휠씬 완만해졌다. 2열 탑승자의 시야확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면부와 측면부가 크게 바뀐데 비해 상대적으로 후면부는 변화가 덜하다. 전작의 캐릭터라인이 그대로 적용되며 다듬어졌고 방향지시등만 범퍼로 내려왔다.

차량 실내로 들어서면 현대차가 강조한데로 역시 널찍한 공간이 마음에 든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70mm와 65mm, 전폭이 10mm 각각 늘어나면서 확실히 커졌다는 체감을 할 수 있다. 다만 경쟁 모델이자 시장 1위 차종인 쏘렌토보다는 여전히 작은 몸집이다. 실제로 시승 중에 우연히 선행차량과 쏘렌토가 나란히 가는 모습을 뒤에서 목격했는데 이상할 만큼 체구가 작아 보이는 느낌이었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 구성도 현대차답게 매우 간결하다. 수평형의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플로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버튼이 최소화돼 직관성이 높다. 현대차의 장기인 ‘공간 확보’와 ‘직관성’이 최대로 반영된 듯한 느낌이다.

반면 실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내장재의 떨어지는 질감이다. 시승차에 함께 탑승했던 기자도 같은 생각을 내놓았다. 상단 크래쉬패드는 인조가죽으로 둘렀지만 하단부는 온통 싸구려 플라스틱을 덕지덕지 둘렀다. 시승차는 2.0 디젤 프레스티지 트림의 최소 3635만원짜리 모델이었지만 전체적인 내장 질감은 일부 가죽감싸기를 제외하면 소형차 수준이었다. 사실 현대차의 내장질감은 제네시스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납득이 가기도 한다.

자유로에 차량을 올려보니 일단 시트의 착좌감이 마음에 든다. 시트가 넓고 푹신푹신한데다 상대적으로 몸을 잘 지지해주는 느낌이다. 속도를 올리면 풍절음이 다소 들리기는 하지만 상당히 억제된 듯한 인상이다. 차체가 높고 큰 SUV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소음을 다루는 능력을 합격점을 주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천장에 자리한 파노라마 썬루프다. 시승차는 아직 500km도 주행하지 않은 신차였지만 도로에 요철이 있을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음이 발생했다. 동승한 기자와 소음의 근원을 찾아가보니 역시 파노라마 썬루프에서 나는 소리였다. 파노라마 썬루프의 소음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신차에서도 나는 소리가 나는 것은 우려스럽다.

싼타페TM의 실내모습. <사진=박경보 기자>

시승차는 2.0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엔진을 제대로 다스릴 줄 아는 싼타페TM의 8단 자동변속기는 저단에서는 신속하고 부드럽게 단을 이동했다. 드라이브모드를 ‘스마트’로 설정한 때문인지 고단에서는 빠른 속도를 위해 변속 시점을 다소 늦추는 듯 했다.

싼타페TM의 또 다른 특징은 요소수를 활용한 SCR(선택적 환원 촉매 저감 장치) 시스템의 적용이다. 유로6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만족한 싼타페 TM은 DPF 재생 주기가 길어져 엔진 성능과 연비를 모두 챙겼다. 다만 주행거리에 따라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보충해야하는 점은 단점이다.

전작보다 한층 진화된 R-MDPS(렉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를 적용한 싼타페TM의 조향능력은 직선구간이 많은 시승코스 특성상 크게 와 닿진 않았다. 다만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며 직진성은 좋은 편이다.

싼타페TM의 실내 모습. <사진=박경보 기자>

싼타페TM의 하이라이트는 기본 적용된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이다. 싼타페TM은 가장 낮은 급에서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전방 충돌 경고(FC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이 기본 적용 됐다. 반자율주행기술을 새로 입은 싼타페TM은 아빠들의 안전운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속 70km 이상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잠시 놓더라도 제법 차선을 잘 따라갔다.

약 80km 구간의 코스를 달린 시승차는 약 11km/ℓ가량의 연비를 기록했다. 4륜구동에 19인치 휠을 장착한 시승차의 복합 연비(2.0 디젤)은 12km/ℓ로 시승 시 기록한 연비와 큰 차이는 없었다.

◆ 총평

전체적인 품질을 따져보면 ‘무난한 패밀리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철저한 모습이다. 그래서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다. 실내공간은 넓고 편의사양도 국내 어느 차종보다 풍부하다. 동력성능도 2.0 엔진의 한계 때문인지 가속감이 썩 뛰어나진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하지도 않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격 역시 최소 2895만원이면 살 수 있어 합리적이다. 크고 옵션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무난한 차를 찾는 한국인 입맛에 제 격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국내 중형 SUV 시장은 싼타페TM, 렉스턴스포츠, 그리고 에퀴녹스가 연달아 투입되며 치열한 혈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 중 싼타페TM은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얄미울 만큼 잘 반영한 만큼 춘추전국시대의 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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