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원수기자
  • 입력 2018.02.26 08:49

패션업계, 소비자 맞춤형 언택트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

패션업계가 불필요한 접촉은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맞춤형 언택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쌤소나이트 레드도 브랜드 공식 모델인 배우 양세종과 함께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 기반의 디지털 팬사인회를 진행해 참여자 수가 2만3000명을 넘어서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쌤소나이트>

[뉴스웍스=장원수기자] 유통업계 전반에 ‘언택트(untact)’가 중요한 마케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결합한 단어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형태의 마케팅 기법이다. 카카오택시 어플리케이션이나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가 대표적인 사례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꼽은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업계 또한 ‘언택트 마케팅’을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단순히 온라인몰이나 어플리케이션을 런칭하며 비대면 형태만을 강조하는 일차원적인 단계를 지나,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이나 AI 등 다양한 IT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불필요한 접촉은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맞춤형 언택트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드컴퍼니와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이 발표한 '2018년 패션 진단' 보고서에서도 향후 패션업계에서는 디지털을 통한 편리성과 함께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커스토마이제이션과 큐레이션, 스토리텔링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쌤소나이트 레드는 올해 2월 브랜드 공식 모델인 배우 양세종을 만나볼 수 있는 디지털 팬사인회 마케팅을 런칭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쌤소나이트 레드가 별도로 오픈한 마이크로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팬사인회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팬사인회와는 다르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 언제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사인지를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 3분에 걸쳐 배우 양세종이 이용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대면 접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듯한 현장감을 살렸다. 또한 선착순 2만명에 한해 참여 다음날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고, 해당 번호로 전화하면 양세종이 직접 녹음한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데, 3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이벤트임에도 참여자 수가 벌써 2만3000명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섬은 올해 1월 국내 패션 및 유통업계 최초로 집에서 옷을 입어보고 무료로 반품까지 가능한 홈피팅 서비스 '앳 홈(at HOME)'을 선보였다. 한섬 온라인몰에서 옷을 구매하기 전 한 번에 최대 세 벌을 배송시켜 집에서 자유롭게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으며, 결제하지 않더라도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 원하는 배송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앳 홈 담당 직원이 전용 차량으로 배송하는 등 소비자 맞춤형 옵션을 강화했다. 해당 서비스는 타임, 마인 등 국내 브랜드를 포함 21개 브랜드의 1300여 개 품목을 대상으로 서울 내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서비스 대상 및 지역은 향후 확대 예정이다.

SK플래닛의 11번가 또한 가로수길·강남, 홍대·한남, 경기·분당, 부산·울산, 대구·기타지역 등 전국 주요상권에 위치한 오프라인 기반 400여 개의 로드샵과 손잡고 고객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한 것처럼 인기 및 추천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로드#(샵)’ 서비스를 1월 말 런칭했다. 11번가에 접속하기만 하면 전국의 주요 오프라인 로드샵 매장 상품을 쇼핑할 수 있으며, 해시태그(#) 기반 큐레이션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국 로드샵에서 판매 중인 비슷한 디자인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존보다 쇼핑 탐색 과정의 피로도를 줄이면서 직관적으로 쇼핑할 수 있으며, 로드샵에 입점한 판매자 역시 전국 지역을 기반으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 상호보완적이다.

한편, 쇼핑 시 매장 직원과의 소통을 줄이는 대신 디지털 기기 또는 디바이스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사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12월 전세계 유통업계 최초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한 챗봇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를 선보였다. 딥러닝이란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로, 로사는 향후 고객들에게 음성대화와 채팅 기능을 제공하며 최적화된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많은 소비자들이 쇼핑 시 불편하게 생각하는 밀착형 응대를 하지 않고도 개개인의 니즈에 대한 맞춤형 답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미지 인식(VR)’ 기능 서비스도 갖춰 상품을 촬영하면 로사가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까지 추천해준다.

쌤소나이트코리아 마케팅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단순히 디자인적인 유행뿐만 아니라 소비 문화 트렌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많은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되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편리성으로 대표되는 언텍트 트렌드의 장점을 갖춘 동시에 소비자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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