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2.11 11:15
청년창업사관학교 제4기 졸업식 전시관. /사진=중진공

#웹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국의 원룸, 오피스텔, 아파트 등을 한눈에 찾을수 있는 매매 거래 중개 서비스 ‘직방’은 2030세대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사용자 3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서비스는 사업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총 6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안성우 직방(옛 채널브리즈)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사관학교) 1기 졸업생이다.

서울대 통계학과 출신인 그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를 거쳐 삼일회계법인, 미국 벤처캐피털 ‘블루런벤처스’ 등에서 일하다 창업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2011년 사관학교 1기생으로 들어갔다.

그는 2010년 12월 채널브리즈를 처음 창업해 개인간 상거래 플랫폼인 ‘포스트딜’ 서비스를 만들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사관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경영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직방을 개발, 한마디로 대박이 났다. 안 대표는 “사관학교에서 창업 준비부터 매출을 창출하는 경영 노하우 등을 포괄적으로 전수받은 것이 도움이 됐다”며 “한 가지 아이템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주사기 등 의료기기를 납품하던 영업사원이던 김종욱 씨는 일선 병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의 위험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약제가 담긴 유리 앰플을 깰 때 생긴 미세한 파편이 약제와 함께 신체에 주입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데다 간호사 등 의료인이 주사바늘에 찔리는 사고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유리파편 혼입을 막는 필터주사기와 바늘에 찔리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주사기 기능을 결합한 제품의 사업성이 있다고 확신해 회사를 그만두고 청년창업사관학교 3기생으로 입교했다. 입교후 준비 과정을 거쳐 설립한 아이엠티코리아는 설립 이후에 산업통상자원부 2013 원천기술개발사업 선정, 독일국제발명전시회 특별상, 서울국제발명전시회 금상, 창조경제박람회 스타트업 2013 동상, 스타트업포럼 2013 톱5 스타트업기업 선정 등 숱한 성과를 거뒀다.

아이엠티코리아는 대구에 공장 부지를 확보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췄으며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청년 CEO의 요람...졸업생 출신 CEO들도 눈부신 활약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도전하는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청년창업사관학교가 기업가정신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의 사관학교식 창업지원기관으로 출범한 청년 창업사관학교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의 꿈과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이어주는 국내 대표 창업지원기관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성공적인 운영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 4년간 963명의 청년 CEO를 배출했으며 졸업 기업의 총매출은 2591억원에 달한다. 일자리 3998개를 만들었으며 417억원의 투자유치 및 1428건의 지식재산권을 등록했다.

현재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안산, 광주, 창원, 경산, 천안 등 5곳에 있다. 주로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이 높은 제조업 또는 지식서비스업을 지원한다.

◆39세 미만 예비창업자에 연간 최대 1억원 사업비 지원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절차

만 39세 이하의 예비 창업자나 창업 후 3년 미만인 사람을 매년 선발해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 전반을 지원한다. 서류와 면접을 통해 창업의지, 열정, 기술적 혁신성 등을 평가해 선발한 후 2회 중간 평가를 통해 기준 미달자는 중도 퇴교 조치할 정도로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입교 후에는 전문가와 연계해 1 대 1 코칭, 회계, 재무 등 경영수업, 제품 설계부터 시제품 생산 등 교육 과정을 통해 모든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창업법규 △노무인사 △디자인 △연구개발(R&D) △지식재산권 △마케팅 등 15개 분야 외부 전문가 풀을 갖추고 창업 과정의 애로사항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우수 졸업자에겐 1년간 창업에 필요한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원을 지원해준다. 시제품 개발 및 제작비, 창업 활동비, 기술정보 활동비, 지재권 취득비, 마케팅비 등 사업화 단계별 사업비(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5년간 성장 이력 등 사후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내·외부 전문가들의 전수조사를 통해 창업 유지 가능성을 A, B, C 3등급으로 평가하고 C등급일 경우 진단 전문가의 ‘건강진단’을 받는다. 이 과정을 거쳐 회생 가능한 기업이면 경쟁력 회복을 돕고, 사업성이 미흡하면 폐업을 유도하거나 기타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다.

◆창업 초기보다 ‘데스밸리’ 극복 위한 사후관리가 더 필요

사관학교 졸업 기업의 수많은 성공 사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운영 실태와 과제’라는 기고를 통해 졸업기업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일반 창업기업과 마찬가지로 자금 확보, 판로 개척 등에서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며 “우수한 지식·기술을 보유한 졸업자들이 자신의 기업자적 역량을 발휘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사관학교 졸업생인 김영식 조이넥스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창업을 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업 기업이 수익을 내도록 돕는 지원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벌레잡는 청소기(버그헌트)를 출시해 2012년 미국 피츠버그 국제발명전에서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이같은 수상 경력이 있어도 국내에서는 3년차 이후 창업기업들이 정책자금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창업 기업들이 이른바 ‘데스밸리’(창업 후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3∼5년차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성과

 

1기

2기

3기

4기

총계

매출액(억원)

1,140

793

366

292

2,591

일자리창출(명)

1,072

1,176

1,147

603

3,998

지적재산권(건)

315

450

387

27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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