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3.04 07:00

교통좋은 수도권으로 수요분산…입주량 많아 당분간 하향 예상

<인포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지윤 기자]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전세 시장 하락세가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겹겹 규제로 매매시장도 얼어붙어 있어 갭투자를 노리고 전세를 낀채 주택을 구입했던 투자자들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게다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올해 1만5600여 가구의 입주가 예고돼 있어 전세 시장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2008년(3만여 가구) 이후 10년 만에 최대 물량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주(0.05%) 대비 오름폭이 절반 넘게 줄었다. 강동(-0.15%), 송파(-0.07%), 영등포(-0.04%), 서초(-0.03%) 등이 전세 수요가 주춤하면서 전셋값이 떨어졌다.

강동은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가 1000만~1500만원 가량 떨어졌고, 송파는 송파동 래미안송파파인탑이 3000만원 전세 시세가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자문위원은 “이는 입주물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전세로 살려던 수요자들이 서울 아파트값이 더 오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수세로 돌아서 전세 수요의 공백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주택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68.0%로 지난1월(69.3%)보다 1.3% 떨어졌다.

또 박 위원은 “전세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를 안고 투자하는 갭투자자들이 신규 입주 단지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이 떨어진 것도 한 몫을 더했다”며 “교통인프라 발달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 싼 새 아파트로 전세살이에 나선 것과 겨울방학 이사철 특수가 사라져 매물 적체 현상이 겹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봄 이사철에도 서울은 입주 물량이 넉넉하기 때문에 전세 시장 하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주택의 월세 전환 현상이 주춤해지고 일시적으로 전세 공급이 늘어나 전세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493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2만7204가구) 대비 7728가구(28.4%) 늘어난 물량이다.

또 올해부터 도입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하반기 시행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로 대출이 막히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갭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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