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3.05 16:54
<사진=박진성 시인 블로그>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최영미 시인이 고은 시인의 성폭력에 대해 폭로한 파문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또 한명의 시인이 폭로전에 가세해 논란이 예상된다.

5일 시인 박진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박 시인은 이 글을 통해 "고백한다. 나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이다. 그리고 방관자이다. 지난날의 내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증언한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박 시인은 이어 "2008년 4월의 일이다. C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고En 시인 초청 강연회에 갔었다. 200명 넘는 방청객들 사이에서 고En 시인은 정말 빛나는 별이었다. 자신의 문학적 여정을 회고하고 나아가 한국문학의 위상에 대해서 말하는 고En 시인은 나의 앞으로의 ‘미래’였다"면서 "하지만 그 감동은 오래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당시 H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로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뒤풀이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고En 시인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방이 따로 있는 그런 음식점이 아니었다. 명백하게 ‘오픈’된 공간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술 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En 시인이 당시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에게 '손을 좀 보자'고 했다"면서 "고En 시인은 그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다. 손을 만지다가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 그 여성은 당황스러워 했다.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단지 고En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고En 시인에게 그런 ‘추행’을 당한 것이었다. 끔찍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 그 자리로 나를 오게 한 K교수에게 '도대체 안 말리고 뭐하는 거냐' 항의했지만, 그 교수는 저더러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면서 "K교수에게 밉보일까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고En 시인의 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퍼를 열고 성기를 꺼내 흔들었다"면서 "그건 그냥 당시 동석자였던 여성 3명에 대한 ‘희롱’이었다. 그리고 저도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 자신의 성기를 3분 넘게 흔들던 고En 시인은 자리에 다시 앉더니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 그렇게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같은 고은 시인의 행동에 대해 "나와 그 당시 여성들만 당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면서 "문단에서 굴러먹은 지 17년째, 고En 시인의 그런 만행들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고은 시인의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해명에 대해 "30년 전이면 1988년인데, 그 이후에 제가 들은 똑같은 패턴의 희롱과 추행들은 유령이 한 짓이냐. 고En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 정말 궁색한 변명이다. 수십년 간 고En 시인이 행해온 범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문단의 선배 시인님들. 고En 시인의 '성기 노출'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은 범죄다. 제발 모른 척 하지 마시기 바란다. 고En 시인의 '성기 노출', 그거 우리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고En 시인의 진정한 사과를 바란다. 고En 시인에게 ‘성범죄’를 당했던 여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실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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