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3.06 09:35

원자력연구원, 국방,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핵심소재로 활용 가능

[뉴스웍스=문병도기자]

김현길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이 3D 프린터 레이저 조사공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원자력연구원>

항공기 엔진이나 가스 터빈 부품과 같이 고온의 열을 견뎌야만 하는 부품 소재를 3D 레이저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존 대비 성능은 높이면서도 20배나 빠르게 ‘산화물 분산강화' 합금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원천성을 인정받아 현재 국내를 포함하여 미국, 일본, 유럽(프랑스)에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산화물 분산강화(ODS, Oxide Dispersion Strengthened)’ 소재는 고온에 강한 산화물을 섞어 만든 합금이다. 이 소재는 현재, 비행기 엔진, 원자로 부품, 가스 터빈, 미사일 노즐 등과 같이 고온 강도와 내열성이 필수적인 국방,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핵심 부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존 ‘산화물 분산강화’ 기술은 금속과 산화물을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혼합한 후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또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드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원자력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은 최종 제품을 만든 후, 제품 금속 표면에 산화물 입자를 도포하고 3D 프린터의 레이저 열원으로 금속을 녹이면서 동시에 산화물 입자를 혼합, 냉각하여 금속 내부에 내열층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산화물 입자를 금속 내부에 고루 분포시키면서 가공 시간과 비용을 기존 기술 대비 20분의 1로 단축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부분만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원자로 수소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  이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핵연료 피복관은 1,200℃의 고온에서도 거의 변형되지 않기 때문에(기존 대비 4분의 1 이하), 사고 발생시 수소 발생을 크게 억제하여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심각한 사고로 진행되지 않게 한다. 사고시 핵연료의 안전성을 5배 정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내열 금속 시장은 핵연료 피복관 시장만으로도 국내 연 500억원, 세계시장 연 1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내열 금속의 수입대체 및 수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은 “이 기술이 활용되면 우리나라의 관련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