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3.06 10:02

원자력연, 분당서울대병원 시작으로 확대 예정

[뉴스웍스=문병도기자]

생산된 지르코늄-89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차세대 의료진단용 동위원소로 주목받는 지르코늄-89(Zr-89)를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르코늄-89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와 같은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동위원소로, 기존 동위원소들보다 반감기가  길어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RFT-30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양산에 성공한 지르코늄-89를 지난주 분당서울대병원에 공급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르코늄-89를 국내에서 생산해 의료기관으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다.

영상진단에 활용되는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몇 시간에 불과한 기존 동위원소들보다 길다. 때문에 지르코늄-89와 결합한 약물을 체내에 주입하면 영상을 통해 약물의 체내 움직임을 장시간 관찰할 수 있어 지르코늄-89를 활용한 연구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이 고체상 분리법을 이용한 지르코늄-89 양산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지르코늄-89를 핵종을 순도 99.9%까지 분리·정제할 수 있다. 현재 한 번의 공정으로 약 25곳의 의료기관에 공급할 정도 되는 130 mCi(밀리큐리,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 수준의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향후 300 mCi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르코늄-89는 서울대병원 외에도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전남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의료 및 연구기관에서 공 급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서울대병원 공급을 시작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신청을 받아 월 1~2회 공급할 계획이다.

첨단방사선연구소 정병엽 소장은 “동위원소 생산·공급시스템을 정립시켜 핵의학연구 및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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