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3.06 14: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폴 라이언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해 미국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설 기미가 없어 양측간 충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은 5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무역전쟁 결과를 매우 우려한다"며 "백악관이 이 계획을 진전시키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 뿐 아니라 공화당내 다른 의원들도 '무역전쟁 저지'에 동참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브래디(공화·텍사스)는 같은 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에겐 아직 미국 경제를 강력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세 조치를 다듬을 기회가 있다"며 "나는 우리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심사숙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도 "관세는 불공정하게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만 매겨야 하는 것"이라며 연대 서명에 나섰다

공화당 상원의 '넘버3'인 존 툰(사우스다코타) 의원도 "트럼프는 많은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관세 철회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역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친구든, 적이든 간에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속아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만 한다”면서 중국을 겨냥한 관세를 동맹국과 우방에까지 확대해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일축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라이언 의장과 긴밀한 관계이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모든 사안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이처럼 공격적 비판에 나선 것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해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부과 정책이 시행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제 성장을 앞세워 표심에 호소하려는 공화당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트레이드 파트너십’의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 분야에서는 3만3000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반면, 다른 산업 분야에서 17만9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이처럼 미국발 무역전쟁 위험성이 커지자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례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이날 수석 대표단 회의에서 "무역전쟁의 첫 도미노 패가 넘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회원국의 신중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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