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06 14:46

주요언론사 간부와 유착관계 맺고 편집상황 체크

MBC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MBC의 탐사보도 전문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가 삼성과 언론사 사이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삼성이 그간 언론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게 방송의 주된 내용이다. 언론비평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이 장 전 사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발신자의 실명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는 지난 4일 ‘우리는 혈맹 삼성-언론 유착 문자 공개’라는 제목으로 대기업과 언론 간 유착 관계를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사장과 주요언론사 간부들 사이에 오고 간 문자메시지를 공개됐다.

연합뉴스의 편집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한 기획위원은 장 전 사장에게 “국민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대 삼성그룹 대외업무 책임자인 사장님과 최소한 통화 한번은 해야 한다고 본다”며 “시간 나실 때 전화 요망한다”고 연락을 취했다. 또 문화일보의 한 광고국장은 “우리는 그동안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왔다. 앞으로도 물론이다. 도와주시라. 저희는 혈맹“이라며 장 전 사장에게 직접적인 협찬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 재판 관련 보도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법조계 담당 기자 대신 삼성 담당 기자들이 관련 기사들을 보도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제일모직 상장과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 그룹의 중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삼성이 공중파 방송사 보도국의 뉴스 편집 상황을 체크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장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에는 “방송은 K, M, S 모두 다루지 않겠다고 한다. 종편은 JTBC가 신경이 쓰여서 김수길 대표께 말씀 드렸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언론사 데스크의 데스크는 삼성이었고 대한민국 전체 언론의 데스크는 삼성이었다”며 “특별히 장 전 사장이 이 총괄업무를 맡은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 방송에 대해 JTBC는 “자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JTBC는 “스트레이트에서 공개한 문자 내용이 나온 2014년 당시 삼성의 해당 건과 관련된 내용을 세차례나 내보내며 제일모직 상장과 관련해 총수 일가가 얻을 차익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며 “특히 전문가 의견까지 제시하며 당시의 상장이 후계구도와 관련있음을 명확히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타 방송사 뉴스가 이를 다루지 않았다면 그것은 해당 방송사의 책임일 뿐 JTBC보도까지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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