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이동헌기자] 김기덕 감독이 만든 영화 '수취인 불명'에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의 영화계 사건을 다룬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편이 그려졌다. 

PD수첩에서 C씨는 "조재현 씨와 김기덕 감독의 피해자가 많은데 더 나오지 않더라. 알아봤더니 다들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돈도 많고 지위도 높고 말했을 때 오히려 우습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C씨는 김기덕 감독 영화에 출연할 당시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인생과 영화 이야기를 하고 질문도 해서 인간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자꾸 산책을 가자하고 첫 만남에서 엉덩이에 손을 넣은 뒤 "엉덩이가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싶었다"고 하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수취인 불명' 세트에 C씨를 불렀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C씨는 "너를 알아가야 한다고 하면서 옷을 벗기고, 거부하는데도 옷이 찢어질 정도로 그래서 온몸으로 반항하고 저항했더니 따귀를 한 10대 때렸다. 울면서 돌아왔는데 문자로 사과를 했다. 너무 미안한데 때린 이유가 있다더라.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맞고 자라서 손이 올라간다며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 마치 좋아서 표현이 서툴렀다고 구슬리더라"고 했다. 

또 C씨는 "늘 몸싸움을 해야 해서 힘들었고 무서웠다. 결국에는 방으로 불러서 저를 성폭행했다. 그러고 나니 영화를 계속 찍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됐다. 그 때는 너무 어려서 그만두는 것도 몰랐다. 저한테도 이런 관계가 유지돼야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다고 했다"며 "한번 그러고 나니 계속 그러려 했다. 옷이 되게 많이 찢어졌다. 지옥 같았고 단역 배우들도 끊임없이 당했는데 촬영장에서 '단역배우들 중에 누가 예쁘다', '쟤랑 잤어'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폭로했다. 

한편, '수취인불명'은 1970년대 미군 부대 근처 시골 마을에서 사는 흑인 혼혈인 청년과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외모 콤플렉스가 심한 소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창국(양동근)은 흑인 혼혈아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개를 잡는 것 뿐이다. 창국은 그 일을 벗어나고 싶지만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아무곳도 없다. 그는 이런 현실이 싫어 미국으로 떠나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지만,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는 수취인 불명이 되어 돌아온다. 

어린 시절 오빠의 장난으로 한쪽 눈에 백태가 씌운 은옥(반민정)은 한쪽 눈을 머리로 가리고 세상에 대한 마음도 닫고 살고 있다. 은옥은 눈을 고칠 수 있다는 미군의 말에 속아 넘어가 그에게 몸을 주고 만다.

'수취인불명'은 2000년도에 완성되었으나 극장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로 2001년 6월에 개봉됐고 국내에서는 관객들에게 외면당했다. 이 영화에는 양동근, 반민정, 김영민, 조재현, 방은진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