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3.07 18:38

여야 5당대표 회동…홍준표·유승민 "이번에는 속아선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 5당대표와의 오찬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5당 대표들과의 회동이 이루어졌다.

7일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모여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 날 회동은 오후 12시쯤부터 시작돼 오후 1시40분까지 100여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외에도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 이용주 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 등을 비롯해 청와대 측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이 동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대해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국회나 당의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당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 결과와 관련 "외신보도와 트위터 등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방북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 낙관할 수만은 없는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나갈 수 있을지 고견을 들려주고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 5당대표와의 오찬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이에 추 대표는 "안보 문제 진도가 나가려면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 다당제, 자유주의 체제라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안보 분야 만큼은 여야가 깊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야 할 때다. 차곡차곡 하나하나 쌓아가다 보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가 구축될 것이다. 4월 정상회담이야말로 그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 대표는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남북정상회담이 되어선 안 된다"며 "마지막 북핵 완성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사례를 거론하며 "과거 북한에 속았던 전철을 이번엔 밟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성급한 낙관도 금물이지만 '다 안 될 거야', '다 이것은 그냥 저쪽에 놀아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실 일도 아닐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또한 유 대표도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 시간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상호 약속, 검증과 실천을 통해서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매우 어려운 비핵화 협상이 시작될 것인데 제대로 된 협상전략을 수립해 비핵화 목표를 꼭 달성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대표는 "절호의 기회다. 기회를 잘 살려서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성사됐으면 한다고 했다"며 "국론을 모아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고 여야를 넘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평화 만들기라는 것은 무엇보다 정치적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현대사에 위대한 평화 외교는 위대한 협치가 뒷받침됐을 때 가능했다는 여러 사례들을 잘 반추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당적 협력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 5당대표와의 오찬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한편, 이날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4월로 정한 것은 누구의 뜻이냐는 질문에 "가급적 6월 지방선거로부터는 간격을 둬서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제시를 했고, 4월 말 정도가 좋다고 한 것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평양·서울·판문점 어디든 좋다고 제안했다"면서 "남쪽의 평화의 집에서 하겠다는 것은 북한이 그중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국내 정치와 연관해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김여정 특사가 문 대통령을 면담하면서 가급적 빠른 시일에 평양 방문 요청을 했고, 그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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