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3.09 11:16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대규모 측정치 비교·분석해 입증

서울대병원 박형준 전공의(왼쪽)과 분당서울대병원 김상혁 교수

[뉴스웍스=고종관기자] 현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비만의 판단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이론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 전공의와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교수팀은 대규모 집단의 비만도와 대사증후군 위험인자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37만9405명(남자 19만3653명, 여자 18만5752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인자인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을 조사했다. 그리고 위험인자가 두개 이상이면 비만으로 보고, 이를 비만척도인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허리둘레와 키의 비율 기준점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은 23.1~24.8㎏/㎡, 여성은 22.5~23.9㎏/㎡로 나타났다. 현재의 비만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과체중 범위’에 속해 나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참고로 현재의 비만기준은 정상은 18.5~23㎏/㎡, 과체중 23~25㎏/㎡, 비만은 25~30㎏/㎡이다.

‘허리둘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남성은 20대(83.0㎝)와 50대(84.0㎝)를 제외하고는 85.0㎝에 가깝게 나타났다. 또 여성은 20대(75.0㎝)를 제외하고, 30대 74.0㎝에서 70대 81.0㎝에 이르기까지 나이가 많을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나이에 따른 신진대사, 호르몬의 변화 등이 복부비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허리둘레와 키의 비율’은 남성 20대는 0.48, 30대와 40대는 0.49, 50~70대 0.51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20대와 30대에서 0.47, 그 이후로 점차 증가해 70대는 0.54에 해당됐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에 이르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줄면서 복부비만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박형준 전공의는 “비만기준이 성별·나이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된 것은 건강을 측정하는데 큰 오류가 될 수 있다”며 “남녀 차이뿐 아니라 나이에 따른 호르몬과 체성분 변화 등을 고려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측정기준이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가이드가 된다는 점이다.

김상혁 교수는 “만성질환의 일차예방 목적은 비만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의료현장에선 비만에 대한 획일적 기준에서 탈피해 개인 맞춤식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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