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재갑 기자
  • 입력 2018.03.09 17:09
한재갑 기자

[뉴스웍스=한재갑 기자]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산정호수가 있다.

호수는 둘레길이 모두 4km정도로 1시간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는 자그마한 규모다. 이 둘레길에는 김일성 별장터가 아직 남아 있다.

명성산의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산정호수의 모양이 우리나라 지도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라 작전구상을 위해 별장을 지어놓고 김일성이 주로 머물렀다고 한다. 별장이라고 해야 지금은 기둥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만이 볼품없이 남아 있다. 다만 심리적 거리와는 달리 포천시가 북한과 멀지 않는 이웃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북 그리고 북미 사이 훈풍이 불고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에 이어,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방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방북과 방미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의 연속이다.

북한의 핵실험 중단, 남북한 정상 회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정상회담 소식 등은 새로운 남북시대를 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물론 북한의 완전 비핵화,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 갈길은 멀다. 하지만 남북 그리고 북미간 사상 초유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바로 북한과 이웃하고 있는 경기도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경기도는 다가올 봄날을 준비해야 한다.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북부지역 입장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접경지역 평화협력은 지역발전이 달린 사활적 과제가 아닐수 없다.

남북관계가 우호적이고 접경지역에서의 남북협력이 증대될 경우 경기북부지역은 한반도 번영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 2003년 12월 북한과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2004년 4월 합의서 체결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다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북교류가 중단된 바 있다.

경기도는 남북이 이미 합의했던 기존 사업들을 우선적으로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 비무장지대의 세계생태공원 지정, 남북 양돈장 축산협력, 개성한옥 보존 사업, 스포츠 교류 등 그동안 검토됐던 여러가지 논의를 바탕으로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경기북부의 평화특별자치도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 경기북부는 앞으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고, 더 나아가 통일이 된다면 남북협력의 전초기지 도시로 탈바꿈할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의 개성시, 개풍군, 장단군 등은 남북분단 이전에는 행정구역상 경기도였다. 앞선 상상일지 모르지만 남북으로 나뉜 옛 경기북부가 하나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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