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09 17:55

정부에 13일까지 답변요구…지도부, 일주일째 송신탑 고공농성

금호타이어 노조의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이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채권단에 항의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광산구 영광통사거리에 위치한 송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노조 홈페이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해외매각에 반발하며 집행부 고공농성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특히 노조는 정부에 해외매각 철회와 체불임금과 관련해 입장을 밝혀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앞서 조삼수 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영광통사거리에 위치한 송신탑에 올라 일주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채권단이 해외매각 방침을 철회하기 전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고공농성에도 채권단의 입장이 바뀌지 않자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는 특별성명서를 9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왜매각 저지 실천단을 구성해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그림자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산업은행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 등 전 조합원은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서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노조는 “지회와 광주시민들의 바람과 기대를 무시한 해외매각을 강행한다면 중차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압박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해외매각을 철회하고 대화 창구를 개설한다면 응하겠지만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 시 강력한 투쟁에 들어가겠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와 더불어 4개월째 지급하지 않는 체불임금 해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13일 12시까지 밝혀달라”며 정부와 산업은행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13일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을 경우 총파업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조가 이처럼 해외매각에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는 매출액 기준 세계 14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상용차용 타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더블스타는 30위 밖이다.

회사규모와 기술력, 브랜드가치, 영업력 등이 훨씬 떨어지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제 2의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앞서 중국 상하이차는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으나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생산기술만 빼먹은 채 5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중국 더불스타와의 투자협상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정상화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이달 내로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 이행 합의서를 제출하라고 금호타이어에 요구한 상태다. 자구안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채권 만기 유예를 끝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는 해외매각보다 차라리 법정관리가 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기업을 인수할 외국계 기업은 없다”며 “채권 유예가 끝나면 유동성이 끝나 법정관리라는 불가피한 선택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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