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11 08:02

경총, 신임 손경식회장 노련미 기대...전경련은 이미지 쇄신 과제

손경식(왼쪽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3개 단체가 정비를 마치고 새 출발에 나선다. 이들 경제단체를 이끄는 수장들은 재계를 대변하고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 경총, 신임 회장에 손경식 CJ회장 추대…목소리 커질지 관심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제7대 경총 회장으로 취임해 앞으로 3년 동안 단체를 이끈다. 손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 전반에 얽혀 있는 불합리한 규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종식시키고 상생의 관계로 변화해야 하는 만큼 노동계와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경총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연일 쓴 소리를 내뱉다 미운털이 박혀 존재감을 잃은 상태다. 김영배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경총포럼에서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지적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공개경고를 받은 후 6개월 만에 또 “최저임금 산입 범위가 불합리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경총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질책을 받은 이후 민감한 경제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며 저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계는 손 회장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손 회장은 올해 80세의 고령이지만 여전히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노련미를 앞세워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정부와 재계와의 관계 개선에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국정농단' 연루 전경련, 추락한 이미지 쇄신에 집중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위상이 크게 떨어진 전경련도 허창수 회장을 중심으로 이미지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전경련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계 단체를 대표하는 지위를 사실상 내준 상황이다. 특히 정부와 재계의 소통창구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모습을 보이며 해체설까지 나돌았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들의 강제 출연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경련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해결사를 자처하며 위상 회복을 노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전경련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DC에 주요 기업과 경제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투자대표단을 파견해 민간 차원에서 통상 압박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허 회장은 지난달 13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7회 정기총회에서 “전경련이 사회 각계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올해는 혁신성장을 위한 5대사업을 추진해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경련은 직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회장단 회의 체계를 경영 이사회 체계로 전환하는 쇄신안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올해 이 쇄신안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며 추락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한상의, 정부와 재계의 유일한 소통창구지위 급상승
새 정부 들어 전경련의 역할을 이어받은 대한상의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재계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사실상 정부의 유일한 소통창구로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협력은 물론 대통령의 주요 해외순방 일정을 함께하는 경제사절단 구성까지 모두 대한상의가 전담하는 모습이다.

대한상의의 수장인 박용만 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정기 의원총회에서 제23대 서울상의 회장에 재선출되며 향후 3년간 대한상의를 계속 이끌게 됐다.

박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전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면서도 쓴 소리도 내는 등 정부와 재계 간 적절한 조율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재계와 정부의 가교 역할은 물론 기업 임직원으로 꾸려진 ‘혁신 탐방단’을 이끌고 지난 5일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는 등 산업 혁신을 위한 글로벌 행보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는 국정농단 사태로 힘을 잃은 전경련을 대신해 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며 “박 회장이 연임하면서 대한상의는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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