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3.12 12:21

최 원장, 독립 특별검사단 구성해 의혹 정면돌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2일 자신의 ‘하나은행 특혜채용 관여 의혹’과 관련, 신임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기로 결정했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자신의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단을 구성·운영키로 했다. 한 관계자는 “검사단은 2013년의 하나은행 채용 과정을 중심으로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며 "공정성 시비 등을 우려해 원장을 배제하고 운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른 배경에 대해 금융계는 최 원장과 하나금융간 악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은 은행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셀프 연임을 비판했다. 1월에는 셀프 연임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혁신 방향을 발표하는 등 사실상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에 아랑곳 않고 지난 1월 22일 김정태 회장을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3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검사가 나올 때까지 회추위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하나 측에서 강행하면서 금융당국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후 채용비리 조사에서 하나은행이 SKY출신을 뽑기 위해 타 대학 지원자의 면접점수를 모두 낮추는 등의 정황이 발견됐고 검찰은 이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압박을 받고 있는 김 회장 측에서 이번에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채용비리 검사 때 3년 치도 어려워 1년 치만 자체 조사해 보고한 하나은행이 2013년 자료를 흘려 최 원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일단은 채용 과정에서 점수 조작 등 개입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감독기관의 수장인 최 원장에 대한 비난은 커지고 있다. 

한편 최 원장은 이날 금감원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신임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자신을 비롯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메일을 통해 “조사 결과,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채용비리 의혹에 매우 유감이고 특정인 취업을 위해 인사에 간여한 사실은 없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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