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13 10:35

회사측, 하림푸드콤플렉스 착공으로 이강수대표 독립체제 전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식품 대표·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위 조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하림은 김 회장이 지난달 27일 하림식품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1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공동 대표이사였던 이강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단독으로 하림식품을 이끌게 됐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식품이 맡은 '하림푸드콤플렉스' 사업이 착공을 시작해 이 부회장이 독립적으로 경영에 나서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현재로서는 김 회장이 추가로 계열사 대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림 측의 설명대로 김 회장이 하림식품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지난달 27일은 하림푸드콤플렉스의 착공일이다. 하림푸드콤플렉스는 전북 익산의 12만709㎡ 부지에 가정간편식, 천연 소스와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할 3개의 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총 4000억원이 들어가는 이 공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하림식품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을 두고 공정위 조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하림은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9개월 동안 7번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아들인 김준영 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증여와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회장이 지나지게 많은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도 사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과다 겸직을 문제삼아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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