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3.13 12:07

하나은행 등 채용비리 재점검...지배구조도 들여다볼 것

최흥식 원장 <사진=금융감독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인 지난 12일 사임했다. 금융권 채용비리로 지난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사임한 뒤 이번에는 감독기관 수장이 날아갔다. 채용비리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사임 전 최 원장은 신임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자신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최 원장 사임에도 불구하고 검사단을 예정대로 운영해 하나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현장점검을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 원장의 사임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인데 따른 김 회장의 반격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 원장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공정성 담보를 위해 떠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은 최 원장의 사임으로 일단락 된 듯 하지만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쯤 하나금융에 대한 지배구조 점검을 앞두고 있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점검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 등 대표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 들어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참여하고 사외이사는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하는 셀프연임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김 회장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1월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연기를 요청했다. 김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특혜투자,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등의 검사가 나올 때까지 연기해 달라고 했으나 하나금융은 회추위를 강행해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건에 대해 최 원장은 “그 사람들이 (금감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후 금감원은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를 통해 검찰에 의심사례를 전달했다. 검찰은 의심사례가 접수된 하나은행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은행권 채용비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채 추천명단 의혹이 제기된 우리은행의 경우 이광구 은행장이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번에는 채용비리 의혹으로 감독기관인 금감원장이 사임했다. 또 KB국민은행도 인사담당자가 구속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당초 은행권은 지난해 11월 자체 점검을 통해 금감원에 채용비리가 없다고 보고했다. 이후 금감원이 직접 점검한 결과 하나·국민 등 5개 시중은행에 대한 채용비리를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때만해도 하나은행 측은 “채용비리 사실이 없다”라고 강변했고 최 원장은 “결과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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