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3.19 09:47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지난 2009년 단역 배우가 드라마 기획사 관계자 열두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뒤이어 동생까지 자살한 사건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이들의 어머니 A씨가 나와 "우리 애들은 경찰이 죽였다"며 "(경찰이 숨진 딸에게) 강간범의 성기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리라고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숨진 큰 딸에 대해 "딸은 당시 제 정신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미쳤었다. 온 집 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누군가를 죽여야 된다고 강간범 한 사람의 이름을 되내이면서 왔다 갔다 했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물어볼 수가 없고 엄마한테도 욕하고 동생도 죽인다고 해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그러고 나서 단역배우들을 관리하는 기획사의 반장, 보조반장 이런 사람 12명이 3개월 동안 성폭행, 성추행을 했다는 걸 알게 되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강간범이 서울 가서 만나자고 하니까 얘는 조직이고 위계고 이런 생각으로 서울 와서 만나는 데 나갔다가, 한 모금 마신 술에 너무 빙빙 돌아서 정신을 거의 잃다시피 했는데 급습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얘(가해자)들이 전부 다 우리 집을 안다. 전부 다 집 앞에 와서 전화하면 순식간에 나가버렸다. 제가 말릴 수도 없고 집에 없을 때도 있는데 순식간에 나가서 3일이고 4일이고 안 들어올 적이 있고 연락이 안 되는 이유가 나중에 보니까 핸드폰을 일단 뺏었기 때문에 집에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A씨는 "그걸 왜 거절하지 못하고 다 나갔을까"라는 물음에 "거절 못 한다. 일단은 동생을 팔아 넘긴다, 불지른다, 엄마를 죽인다, 이런 식으로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고소를 안 했으면 제 딸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다. 고소를 했기 때문에 다 죽었다. 범인들이 열두 명이지만 죽게 만든 것은 경찰"이라고 말해 청취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진행자의 "왜 그렇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첫째로 조사 과정에서 칸막이가 없었다. 그 다음에 강간범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고 A4 용지 등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의 그런 행동에 대해 "처음에 맡은 형사가 '이건 사건이 안 되는데 어머니가 너무 여러 번 진정서를 넣어서 하니 기계적으로라도 하겠다'고 말했다"며 "진상을 파헤치려고 단 한마디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날 (성폭행을 당하던 상황을) 묘사하라고 하면서 둘이 서로 웃어, 제가 중단을 하고 딸을 데리고 나왔다"면서 "그날 (딸이) 8차선 도로에서 저쪽으로 그쪽까지 뛰어 들기까지 했다. 이미 우리 애가 울고 웃고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조사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06년 고소를 취하했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살겠나?  너무 억울하고 너무 상처받는 얘기들을 많이 경찰들이 했기 때문에 해서 분해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니를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둘째 딸에 대해 "너무 괴로웠을 것이다. (소개해줬다는 자책감에 그랬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가해자들에 대해 "지금도 여의도 바닥에서 수장 노릇하면서 떵떵거리고 잘 산다. 한 사람은 기획사 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애들은 경찰이 죽였다. 경찰이 아니었으면 지금 제 옆에 두 딸들이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꼭 이 강간하고 살인한 이 범인들을 꼭 써야지만, 일을 줘야지만 드라마가 완성이 되냐. 제발 이 사람들을 여의도 바닥에서 내쳐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전 현재 9만5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형사고소를 취하를 해 재고소를 할 수는 없으며 손해배상 청구도 "성폭행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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