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19 10:26

中더블스타 "노조 동의없으면 인수불가"…설득 통할지 주목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전 조합원들이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영광통사거리 앞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의 투자유치조건을 승인한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금호타이어 노조를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다. 노조는 해외매각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고 투쟁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해외매각을 위해선 노조 동의가 필수인 만큼 이번 면담에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조는 지난 18일 대자보를 내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회와 면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구성원들에게 정상화 방안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사측은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해외매각의 정당성과 법정관리의 불확실성을 과대포장하고 노노갈등을 촉발시킬 것이 분명하다”며 전 조합원 설명회 참여금지를 투쟁지침으로 하달했다. 그 결과 설명회에 참석한 노조원들은 광주공장 20여명, 곡성공장은 7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해외매각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회장이 소방수로 나선다. 해외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선 노조와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노조에 해외 매각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노조가 반대한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회장은 이날 노조는 물론 금호타이어 협력사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협력사들은 지난 15일 광주공장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한다면 협력업체의 경영악화와 줄도산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노사 간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법정관리만큼은 피해야한다는 협력사들의 입장을 노조에 적극 관철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회장을 만난 노조가 해외매각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노조는 해외매각을 철회하지 않으면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노조의 동의를 투자 전제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이 회장으로선 깊은 고심에 빠지게 됐다.

노조는 “이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해외매각 철회와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산업은행의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번 면담에서도 기존 채권단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필사즉생의 각오로 예정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노사 간 자구 합의서 제출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따라서 이달 안에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해외매각은 물 건너가고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는 19일 이 회장과의 면담 이후 20일과 21일 연달아 상경투쟁에 나선다. 노조 B조와 확대간부‧실천단은 산업은행 본점, 청와대,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또 20일(B조), 22일(C조), 23일(A조)에는 하루 8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24일에는 모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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