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19 15:12

한경연 조사, 회사·경제사정 악화가 이유…블라인드 방식은 확대

<사진출처=KB국민은행 KB락스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올해 상반기 대기업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대기업의 44.0%는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조차 하지 않았고 12.0%는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경연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 182개사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4.0%(80개사)로 나타나 지난해 상반기(37%, 74개사)보다 7.0%p 증가했다.

반면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로 지난해 11.0%(22개사)보다도 2.2%p 감소했다. 올해 작년 상반기보다 채용을 줄이는 곳은 9.3%(17개사), 신규채용이 없는 곳은 2.7%(5개사)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25.9%),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0%), ‘신입사원 조기퇴사, 이직 등의 인력유출이 줄어서’(15.8%), ‘통상임금,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60세 정년의무화로 정년퇴직자 감소’(8.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제도적 변화보다는 회사 내부상황과 외부 경기상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5.3%, 여성 비중은 평균 28.6%로 나타나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도 ‘이공계․남성’ 선호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공계(54.4%)와 여성(26.2%) 비중보다 소폭 늘었다.

또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연봉은 4017만원(월 335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구간별로는 3500~4000만원이 34.1%, 4000~4500만원이 25.3%, 3000~3500만원이 17.6%, 4500~5000만원이 11.0%, 5000~5500만원이 4.9%, 5500~6000만원이 2.2%, 2500~3000만원은 1.1%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 기업들 가운데 34.6%(63개사)가 대졸 신규채용 시 블라인드 인터뷰 또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고 답했고 18.1%(33개사)는 향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24.9%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고 답해 9.7%p가 증가했다.

블라인드 채용 기대효과(중복응답)에 대해 기업들은 ‘자기소개서, 면접답변에 집중’(71.4%), ‘공평한 취업기회를 제공’(68.7%), ‘스펙위주 채용관행에서 직무․능력중심의 채용방식으로 변화’(52.7%)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이어 응답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서 정부 또는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사항(중복응답)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63.2%),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강화’(47.8%),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42.9%), ‘법정 최대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 유도’(20.9%),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12.1%) 순으로 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결국 일자리는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직자들은 최근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므로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방식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