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3.21 04:37

"당첨땐 수천만·수억대 번다" 서울 강남-지방 인기지역 청약률 '쑥'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문을 연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웍스>

[뉴스웍스=박지윤 기자] 부동산 규제 대책들이 줄줄이 시행됐는데도 청약 시장은 오히려 활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청약에 당첨되면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6.19대책, 8.2대책, 8.2대책 후속조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들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 대책들이 무색하게도 청약 시장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과 과천 등 인기지역에서 싼 분양가로 청약물량이 쏟아지면서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기존 단지 아파트 구입보다 새 아파트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해 일반 분양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경우 지난 19일 특별공급에 1000여명이 몰려 2대1을 넘는 경쟁을 기록했다.   

또 21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청약사이트 아파트투유의 청약접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에서 1만4193가구가 일반분양(특별공급 제외)됐고, 1순위 청약은 21만1156건이 접수됐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4.88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일반분양된 1만3993가구 가운데 1순위 청약에 5만6101건이 접수돼, 평균 4.01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광역시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는데 대구에서는 지난 1월 대구 남산동에 분양한 ‘e편한세상 남산’에만 6만6184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346.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국가산단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0’도 4000명이 넘는 1순위 청약자들이 집중돼 평균 8.9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대전에서는 ‘e편한세상 둔산 1·2단지’에 1순위 청약 기준 4만5600여건이 접수됐다. 다만 이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이 1·2단지별로 각각 달라 중복으로 청약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약 2만명이 1순위 청약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에서도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파크나인’, 부천 ‘e편한세상 온수역’ 등이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청약 경쟁이 과열된 이유로는 이들 단지들이 대부분 인기지역에 위치한데다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했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거에 분양가가 제한되기 전까지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는 미래가치를 더해 인근 단지 시세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러나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게 제한되자 당첨 후 시세차익 기대감 때문에 오히려 청약 시장이 과열되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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