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3.21 15:15

카다피에게서 검은돈 660억원 받은 혐의

<사진=사르코지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니콜라 사르코지(63) 전 프랑스 대통령이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최대 5000만유로(약 66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됐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리 근교의 낭테르시 경찰은 이날 오전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사르코지의 신병을 확보해 심문에 들어갔다.

사르코지는 지난 2007년 프랑스 대선 직전에 카다피로부터 최대 5000만유로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선거 자금을 외국에서 조달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다. 

사르코지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프랑스가 리비아 공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에 불만을 품은 세력의 음해라는 것이 사르코지 측 주장이다. 

그러나 증언과 증거들이 속속 나오면서 수사는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앞서 카다피로부터 받은 돈을 받아 사르코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르코지의 전 보과관 알렉상드르 주리도 지난 1월 영국에서 체포된 바 있다.

프랑스 경찰은 최대 48시간 동안 사르코지를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고 이후에는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거나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르코지와 카다피,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2011년 3월 카다피 정권의 리비아 반군 유혈 진압을 계기로 멀어졌다. 당시 프랑스는 반군을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었다. 이에 대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사르코지는 리비아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프랑스는 리비아군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면서 2011년 10월 카다피 정권 전복에 일조했다. 

사르코지는 지난 2014년에도 자금 횡령 혐의로 프랑스 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구금된 바 있다. 이어 리비아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까지 받으며 4년 만에 다시 구금되는 치욕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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