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3.22 10:46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 방송

[뉴스웍스=문병도기자] '비글미’ 철철 흐르는 영국의 코미디언 잭 화이트홀, 인종별 고정관념과 차이점 등을 주 소재로 삼는 인도계 캐나다인 러셀 피터스, 뭔가 억울한 눈빛의, 그래도 우물쭈물 할 말 다 하는 코미디언 유병재가 넷플릭스 바람을 탔다.

화려한 조명도 필요 없다. 마이크와 목을 축일 음료만 있다면 1~2시간 동안 관중을 휘어잡는 언어유희 고수들의 쇼, 스탠드업 코미디가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된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정치 풍자나 사회 비판 등 공중파로 방송되기에는 자극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보장된 미국과 영국에서 발달해왔다. 스탠드업 코미디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코미디언들의 예리한 시선과 그들의 비상한 사고력으로 일상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사람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통쾌한 유머로 재탄생시키기 때문이다.

쇼가 진행되는 무대 위에서 순전히 ‘말빨’로만 관중을 즐겁게 해야 했기 때문에 재미난 농담뿐만 아니라 메시지 전달력, 돌발상황 대처 능력을 키운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대단한 내공을 지녔다. 

특유의 조소 어린 말투가 인상적인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가 넷플릭스에서 지난 16일부터 방영됐다. 방송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유병재가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재치있게 선택한 단어와 블랙 유머로 1시간 남짓을 꽉 채운다. 자신을 찌질함과 소심한 사람으로 한없이 낮춰 웃음거리로 만들면서도 긍정적인 태도, 크게 웃으면서도 중간중간 뒤돌아보게 만드는 유머로 관객과 마주한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난 프랑스인 가드 엘마레는 제 3자가 바라보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가드는 프랑스인 특유의 과장된 제스처와 분위기로 “모로코 바다에서 배를 타고 직진하면 미국땅”이라며 아메리칸 드림을 가졌었다는 일화를 전하며 자신이 미국에 건너와 겪었던 웃지 못할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잭 화이트홀은 촐싹, 오글오글 개그로 무대 위를 뛰어다닌다. 인생이 이렇게도 버라이어티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자폭 개그를 끊임없이 늘어놓는다. 스탠드업 코미디의 본고장 영국의 입담을 즐겨볼 수 있다. 귀여운 영국 청년의 정신 없는 수다쇼를 즐기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러셀 피터스의 스탠딩쇼는 인종별 고정관념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 하는 게 많이 어색한 한국 관객에게도 절묘하게 먹힐 웃음 포인트를 잡고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허풍이 심한 인도인과 인도식 발음을 소재로 삼고, 중국인 관객과 대화하며 중국이나 아시아 문화권 사람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이 자라난 캐나다의 억양으로 관객을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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