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22 14:45

경영진들 "100년 삼성 위해 사회와 호흡하고 세상과 공존하자"

삼성의 서울 서초동 사옥.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삼성 경영진들이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전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상생’을 당부했다.

22일 삼성은 모든 계열사에서 특별 사내방송을 통해 “100년 삼성을 위해서는 역동적인 에너지와 가치를 공유해 '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세상과 함께 공존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날은 삼성이 창립 80주년을 맞는 날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까지 연루되면서 별도의 창립기념식 대신 봉사활동으로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 때문인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삼성 전 계열사에는 7분 분량의 사내 방송 ‘다이나믹 삼성 80, 새로운 미래를 열다’가 방영됐다. 총 3부로 구성된 방송은 도전의 길, 초일류의 길, 미래의 길로 구성됐다. 이 방송에는 지난 80년의 여정과 곧 맞이할 100년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1년의 계는 곡물을 심는 데 있고, 10년의 계는 나무를 심는데 있으며, 100년의 계는 사람을 심는데 있다(1982년 4월 보스턴대 강연)”,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 등 두 회장의 어록도 소개됐다.

이 영상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 임직원들의 마인드셋과 일하는 방법 등을 지금 다시 한 번 변신해야 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은 수많은 협력사들이 우리를 잘 도와준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부근 CR 담당 부회장은 “선후배 임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이 모여 불가능을 가능케 했고 오늘날의 글로벌 일류회사로 일궈냈다”고 자평했다.

이외에도 지한파 경제학자로 꼽히는 후쿠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와 타룬 카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삼성 평가와 조언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는 현재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메시지는 보이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다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고 아직 3심 재판도 남아있어 전면에 나서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성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지만 정경유착 등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번 방송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봐야한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1938년 3월 1일 이병철 선대회장이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하면서 태동했다. 창립 기념일은 이건희 회장이 1988년 3월 22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22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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