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3.23 11:16
<사진=교정본부·이명박 SNS>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수감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밤 11시 6분께 영장이 발부되자 곧바로 논현동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구속 절차에 들어갔다. 구속 집행을 맡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은 밤 11시 55분경 이 전 대통령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 미리 준비하고 있던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서자 곧바로 검찰 차량에 태워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 MB 서울동부구치소 입소절차 

23일 오전 12시 18분께 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일반 구속 피의자와 같은 입감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면 우선 교도관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 받은 후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거친다. 피의자 소유의 휴대품은 모두 구치소 측에서 보관한다. 

이후 수의를 갈아입고 영화에서 흔히 보는 일명 '머그샷(mug shot)'을 찍는다. 머그샷은 자신의 수감번호와 이름표를 들고 키 측정자 옆에서 찍는 사진이다. 

마지막으로 구치소 내 규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류와 세면도구, 침구, 식기세트 등을 받은 후 배정된 수용실로 들어가는 것 까지 하면 입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수용면적 10.13㎡의 독거방에서 생활하게 된다. 동부구치소 내부 수용시설 모습. <사진=교정본부>

◇MB 수감 시설…전직 대통령 예우 '독거실' 배정

서울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을 예우해 독거실을 배정했다. 

독거실 수용면적은 10.13㎡다. 화장실 면적까지 포함하면 총 13.07㎡를 혼자 쓰는 셈이다. 

동부구치소 측은 이 전 대통령의 방을 가장 높은 층인 12층에 배정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한 층 전체를 비웠고 해당 층에 운동시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수용자와 마주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에는 TV와 거울, 이불, 매트리스,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 용품 등이 비치됐다. 

서울동부구치소 측은 "일반 수용자 거실에 비치된 것과 같은 비품이 구비됐으며, 취침·식사 등 일상생활도 일반수용자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불면의 밤 보낸 MB…첫 아침 식사는 '빵과 두유'

이 전 대통령은 첫날 밤 구치소에서 사실상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공개한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용 주간 식단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오늘(23일) 아침 첫 식사로 모닝 빵과 쨈, 두유, 양배추 샐러드를 제공 받았다. 점심으로는 돼지고기 김치찌개·마늘종·중멸치 볶음·조미 김·깍두기, 저녁은 감자 수제빗국·오징어 젓갈 무침·어묵 조림·배추김치가 메뉴로 예정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식사가 끝나면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수감 생활 첫날인 23일에는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77세를 맞은 이 전 대통령이 갑작스레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조만간 구치소에 찾아가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신변에 불리할 수 있는 검찰에 조사에 응할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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