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3.24 06:11

당국 셀프연임 문제삼고 채용비리 의혹도 해소안돼 '가시밭 길'

김정태 회장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결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3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결정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을 오는 2021년 3월까지 더 이끌게 된다.

이날 주총에는 78.9% 주주가 참석해 83.6%가 찬성했다. 김 회장의 3연임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지난 1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김 회장을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이후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지난해 순이익 2조원 달성 등 실적 호조를 이유로 연임 찬성을 권고하면서 비중이 70%가 넘는 외국인 주주가 찬성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관측됐다.

유일한 변수는 하나금융 주식을 9.61%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었으나 가타부타 결정 없이 중립을 표명했다. 비리 의혹 및 셀프연임 등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 곳은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 뿐이었다.

이제 3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은 이제 금융당국 및 노조와의 관계개선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권에 불어 닥친 채용비리의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금융권 채용비리가 계속 튀어나오는 가운데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친구 아들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했다.

그 동안 최 전 원장의 셀프연임 비판 등으로 대립각을 세운 김 회장 측이 이에 대해 흘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금감원은 특별검사단을 꾸려 하나금융 및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기간과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적폐청산을 강조하면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226명 전원을 퇴출하기로 한 것처럼 채용비리 건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이 거세다.

지난해 가장 먼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우리은행의 경우 이광구 전 은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하나은행도 총 13건의 채용비리가 발견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회장이 하나은행 임원은 아니지만 하나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금융지주의 회장으로 채용비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노조 측은 주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 승진 개입, 언론 매수 시도 등의 혐의가 있다”며 김 회장의 3연임 반대 입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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