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3.25 12:05

김홍식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제일정형외과병원 김홍식 원장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30대 공시생 최 씨는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있다 보니 항상 허리가 피로하고 뻐근하다. 한 달 전 그는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리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그날 이후 통증은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다. 특히 걷거나 서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통증이 심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디스크내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그는 간단한 신경주사 치료를 받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다.

디스크내장증이란 간단히 표현해 디스크(추간판)의 성질이 변하는 질환이다. 디스크가 발병의 원인이지만 일반적인 허리디스크와는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나와 신경을 누른다. 반면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 형태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내부에 변성이 생기거나 섬유륜이 미세하게 찢어져 요통을 유발한다. MRI 영상을 보면 디스크 돌출은 없지만 색깔이 검게 변해 있어 이를 ‘디스크에 멍이 들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부에 장애가 생겼다'는 '내장증(內障症)'이란 용어보다 ‘디스크 변성증’이라고 표현하자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다.

디스크는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흡수하고 완충 역할을 한다. 디스크 내부는 젤리 형태의 수핵이 들어있고 이를 보호하는 섬유테가 마치 도너츠처럼 둥글게 감싸고 있다.

디스크 변성의 원인은 무엇보다 잦은 충격, 압박에 의한 퇴행이다. 같은 자세나 반복된 동작이 특정한 부위에 스트레스를 가한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물론 노화 역시 퇴행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척추내장증 환자가 20대부터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요 요인은 아닌 듯하다.

어쨌든 디스크 수핵을 구성하는 수분이 줄고, 탄력성이 떨어지면 가벼운 외부충격으로도 섬유테에 균열이 생긴다. 여기에 이상물질이 생기고, 이때 디스크에 충격을 받으면 미세한 신경이 자극을 받아 만성통증으로 이어진다.

디스크내장증은 책상에 오래 앉아있거나 서 있을 때, 혹은 낙상, 접촉사고 등 외부의 충격으로 부상을 당했을 때 발생한다. 특징적으로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고, 이렇게 생긴 만성요통은 자주 재발하거나 지속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디스크내장증을 의심해봐야 한다.<표 참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등 비수술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 치료는 병변의 위치와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를 이용한다. 필요할 때는 조영제를 주입해 정확히 아픈 곳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디스크내 고주파열치료, 미세현미경 레이저디스크 제거술, 인공디스크 치환술, 척추고정술 등을 시행한다.

만성요통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디스크내장증은 단순히 디스크의 변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칫 허리디스크로 이행할 전단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스크내장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갖고, 자리에서 자주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주변 근육의 유연성을 도와 특정 부위에만 압박을 오래 지속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 특히 허리에 심한 부담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한다. 평지 걷기, 수영, 아쿠아 운동 등이 적당하며, 적어도 6개월간 이상 허리 강화운동을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홍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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