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29 16:48

GM "이달내 노사합의 못하면 자구안 어려워...부도날 수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이 29일 산업은행 앞에서 GM과 산업은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 노조는 “실사는 뒷전이고 오히려 단체교섭에 개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사퇴해야한다”며 산업은행을 비판했다.

노조는 29일 오후 2시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은 지난 6차 교섭에서 특별단체교섭을 통해 추가적인 인건비 절감이 필수적이라는 산업은행 입장을 전하며 노조를 몰아붙였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이 날 산업은행을 ‘GM자본의 하수인’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날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교섭 당시 “투자를 전제로 실사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희망퇴직이나 임금동결, 일시금 동결 등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노조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노사 간 단체협상에 개입한 것은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실사에 대해서도 “각본에 짜여진 듯한 실사는 즉각 중단하고 노조를 포함한 제대로 된 실사단을 다시 구성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노조의 실사 참여를 요구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 이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한국지엠의 노사 간 교섭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힌 사실이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또 노조의 실사참여 요구에 대해서도 “실사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주주, 노조 등의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제3의 기관을 선정해 실사하고 있다”면서 “실사 결과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에 대해서도 비난의 칼날을 겨눴다. 노조는 “지난 26일 면담에서 노조의 요구안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오로지 양보만을 주장했다”며 “4월 20일까지 노조가 동참하지 않으면 부도 신청을 하겠다고 협박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측에 7차 교섭 요청을 했는데도 노조를 무시한 채 오히려 노조가 교섭을 거부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당한 요구에 답하지 않는 GM 자본은 필요없으니 부도 운운하지 말고 보따리 쌀 준비나 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측은 이달 안에 노사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4월 6일 지급하기로 한 일시금을 포함해 각종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을 노조에 전달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28일 이메일 서한을 보내 “이달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합의에라도 이르지 못하면 정부가 원하는 4월 20일 기한 내 자구안 마련이 어렵다”며 “자구안을 내지 못하면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어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 있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급 미지급분 720억원이 4월 6일 지급될 예정이며 같은 달 27일에는 희망퇴직 신청자 2600명에 대한 위로금 5000억원 가량이 지출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