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30 16:04

3차 총파업 속에 노조 내에도 의견 갈려...'찬성' 우세할까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촉구하는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위)과 해외매각 반대집회에 나선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로 해외매각을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노조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일반직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해외매각에 찬성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일반직 대표단은 30일 해외매각에 반대하며 3차 총파업을 강행한 노조에 “회사의 미래를 위해 동의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표단은 이날 금호타이어 서울사무소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당장 외부 지원을 받지 않으면 채무 상환이 어려운데 노사 합의가 없으면 투자 유치가 물거품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먼저 살려야하는데 이제 한나절도 남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도록 더블스타 자본유치와 노사자구안에 동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반직 대표단은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사무직, 연구직 등 1500명을 대표해 만들어진 단체다. 노조는 생산직만 가입할 수 있어 대표단이 따로 만들어졌다. 앞서 대표단은 지난 23일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을 만나 자본 유치에 찬성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표단이 해외매각에 찬성하는 이유는 매각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돌입할 경우 ‘청산’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표단은 “실사결과에서 존속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회생 절차를 밟더라도 강도 높은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의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며 자연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노조는 더블스타의 ‘먹튀’가 우려된다며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더블스타의 인수를 막겠다는 방침을 정한 노조는 ‘데드라인’인 이날 3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전일(29일) 대자보를 통해 “우리는 해외매각 저지라는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며 “채권단과 경영진의 여론조장과 협박을 뚫고 30일까지 완강하게 버텨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매각을 철회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국내기업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노조 안에서도 해외매각 반대 방침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대자보를 보면 “부끄럽지 않게 활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조합원 동지들 같이 합시다. 30일까지 버티고 단결해 뭉칩시다. 그래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있다. 노조 내의 의견 분열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해외매각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내부의 의견 균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측된다.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이번 투표에서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올 경우 더블스타 매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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