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3.31 10:47

김도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직장인 박모(47)씨는 주말 야구와 농구 같은 스포츠로 여가를 즐긴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아프고 뻐근함을 느꼈다. 예전에도 운동 후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곧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진통제로 하루하루 버티던 그는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가 되자 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회전근개 파열이 심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회사를 비워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에 빠졌다. 다행히 어깨 힘줄을 봉합하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으면 1~2일 후에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주말을 이용해 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어깨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다. 가장 움직임이 많고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 뿐 아니라 스포츠 활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관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안정한 구조가 불안정해 작은 충격에도 부상당하기 쉽다. 박씨처럼 스포츠를 즐기며 어깨를 반복 사용하면 퇴행변화가 빨리와 어깨질환이 쉽게 발생된다.

어깨관절을 괴롭히는 질환은 오십견,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등 50여개가 넘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2010년 34만2478명에서 2016년 64만6833명으로 6년 새 88.9%s나 증가했다.

회전근개 파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헬스, 야구, 골프, 농구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터다. 특히 40~60대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대와 건 등 연부조직이 노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는 4개의 힘줄이다. 어깨뼈 밑을 통해 팔을 올리고 돌리는 등 팔을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 어깨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힘줄이기도 하다.

이 부위가 나이 들어 퇴행성 변화가 찾아오면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들이 일부 또는 전체가 찢어지는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어깨가 뻣뻣해진다. 관절운동의 제한이 오기도 한다. 또 한밤중에 통증이 심해 밤잠을 설친다. 뒷목이 뻣뻣하고,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들다. 이런 증상은 오십견과 비슷해서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운동이 지속적으로 제한을 받으면 어깨내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주변조직과 유착하는 오십견 증상도 동반된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전근개 파열로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어깨를 전혀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찢어진) 정도에 따라 치료법 역시 다르다. 초기에는 어깨통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피하는 회피요법을 권한다. 또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체외충격파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6~12개월 지속하거나 급성 부상에 의한 파열 등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미세관절내시경을 통해 파열된 회전근개를 원래 위치로 이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세 관절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와 수술 도구가 부착돼 있는 내시경이다. 이 기구를 관절 내부에 삽입해 환부를 직접 보며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한다. 절개구 또한 0.5㎝ 정도로 아주 작다.

수술시간은 30분~1시간 이내로 짧다.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가교재건술(suture-bridge tech)을 많이 이용한다. 접촉부위를 극대화해서 재파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수술법이다.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 1박2일 입원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어깨수술은 수술 후에도 물리치료와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관절 전문병원에서 알려준 적절한 운동법을 숙지하고, 일상에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간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도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