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02 17:34

싼타페TM, 출시하자마자 1만대 돌파…지엠만 유일하게 신차 부재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왼쪽)과 현대자동차 싼타페TM.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지난 3월 완성차5개사의 내수 판매량이 전월 보다 상승한 가운데 한국지엠은 사상 최초로 ‘꼴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지엠을 제외한 완성차4개사는 올해 초 출시한 신차들의 활약으로 지난달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전월 대비 판매량이 소폭 늘기는 했으나 2월 실적이 워낙 낮았던 데다 상승폭도 크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게다가 만년 꼴찌를 기록하던 르노삼성 조차 한국지엠을 크게 넘어섰다.

◆현대차, 싼타페TM 1만3076대 판매, 그랜저도 4개월 만에 1만대 복귀

업계 선두인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6만7577대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무려 34.6%나 껑충 뛰어올랐다. 현대차의 판매량이 3월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싼타페TM의 신차 효과 덕분이다.

지난 2월 21일 출시된 중형 SUV 싼타페TM은 지난달 1만3076대(DM 모델 1457대 포함)나 판매되면서 출시되지마자 1만대를 돌파했다. 싼타페는 지난 2016년 9월 DM이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이후 18개월 만에 또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소형 SUV 코나 역시 전월 보다 21.7%가 증가한 4098대를 기록해 인기를 증명했고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투싼도 3390대가 판매되며 꾸준함을 보였다. 지난달 판매를 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는 11대가 판매됐다.

세단 모델로는 기존 베스트셀링카인 그랜저가 1만598대가 판매되면서 4개월 만에 1만대를 회복했다. 아반떼(5928대)와 쏘나타(5685대) 등 다른 세단 모델들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G70, G80, EQ900 등 제네시스 브랜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6.1%, 18.4%, 17.7%씩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수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한 32만9464대를 기록했다. 코나의 수출이 본격화되고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판매호조로 수출량이 소폭 늘었다.

기아자동차 올 뉴 K3.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기아차, K3 신차효과 ‘톡톡’…쏘렌토도 ‘굳건’

기아차는 3월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한 4만8540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 2월 출시된 신형 K3는 지난달 5085대(일부 구형 포함)이 판매되면서 2014년 12월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5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기존 모델이 기록했던 전달 판매량보다 157.5%나 늘어난 수치다.

또 올해 초 페이스리프트 된 K5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3% 증가한 5043대가 팔렸다. 이와 더불어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인 중형 SUV 쏘렌토 역시 6965개가 판매되며 부진 우려를 불식시켰다. 쏘렌토는 경쟁모델인 싼타페TM과 렉스턴스포츠의 등장으로 3월 들어 부진이 예상됐으나 오히려 전월 대비 19%, 전년 대비 10.1%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스포츠세단 스팅어와 풀체인지를 앞둔 K9은 각각 468대와 47대에 그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기아차의 3월 해외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7% 증가한 19만3734대를 기록했다. 최근 새로 투입된 신형 프라이드(리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모닝과 쏘울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티볼리 활약에 내수 1만대 육박

렉스턴 스포츠를 등에 업은 쌍용차는 지난달 1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내수 3위를 지켰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9243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30.7%가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0.2% 증가하며 3위 터줏대감인 한국지엠을 가볍게 눌렀다.

쌍용차의 이 같은 호성적은 지난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가 3007대나 판매된 것이 주효했다. 이미 2만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기록한 렉스턴 스포츠는 생산량이 계약량을 따라가지 못해 출고까지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력 차종인 티볼리 역시 지난달 4121대가 판매되며 전월(2756대)의 부진을 만회했다. G4 렉스턴도 지난달 1541대가 판매돼 꾸준함을 증명했으나 코란도C(288대)와 코란도투리스모(286대)는 올해 단행한 페이스리프트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2019년형 SM6.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 2019년형 SM6로 ‘탈꼴찌’ 성공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7800대를 판매하며 ‘깜짝 4위’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3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45.7%, 전년 대비로도 30.4%나 껑충 뛰었다. 르노삼성이 반등에 성공한 이유는 지난달 새로 출시한 2019년형 SM6 덕분이다. 르노삼성은 주력모델인 SM6가 부진하자 첨단‧고급 사양 추가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SM6는 지난달 2767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무려 96.5%나 판매량이 상승했다.

SM6와 함께 르노삼성의 핵심차종인 QM6도 지난달 2254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19.7%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QM3를 제외한 모든 차종들이 내수 시장에서 전월 보다 판매량이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르노삼성의 3월 수출량도 전월 대비 81%, 전년 대비 30.4% 증가한 1만9259대를 기록했다. 1만3751대를 기록한 닛산 로그의 수출이 전월 대비 92.4%나 늘어난 덕분이다. QM6(수출명 콜레오스) 역시 전월 대비 58.2%, 전년 대비 24.6% 늘어난 5460대가 수출됐다.

◆ 한국지엠, 창사 이래 첫 ‘꼴찌’…위기감 고조

한국지엠은 지난달 완성차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웃지 못했다.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한국지엠은 지난해 대비 57.6%나 감소한 6277대에 그쳤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전달보다는 소폭 반등했으나 꼴찌 추락은 막을 수 없었다. 다른 업체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신차’의 부재다. 다른 업체들은 올해 나온 신차 덕분에 판매량이 늘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지엠의 신차소식은 없다.

특히 한국지엠은 13개 라인업 가운데 스파크를 제외하면 지난달 1000대 이상 팔린 모델을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주력차종인 스파크가 2518대가 판매됐지만 이 마저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1%나 판매가 줄었다. 특히 스파크와 한국지엠을 이끌어야 할 말리부‧트랙스는 극히 낮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입지를 잃었다. 두 차종은 지난달 각각 909대와 707대에 그치면서 지난해 대비 각각 74.9%와 65.0%나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수출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3만4988대를 기록한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 군산공장이 폐쇄된 직후인 전달보다는 13.2%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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