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03 12:09

3월 신형 벨로스터 279대·i30 337대…"높은가격 납득시키고 차별화 시켜야"

신형 벨로스터.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신차 투입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의 좀 더 차별화된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국내 자동차 시장은 ‘그랜저’와 ‘싼타페’ 천하였다. 현대차 그랜저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1만598대가 판매돼 4개월 만에 1만대를 다시 회복했다. 또 지난달 선보인 싼타페TM은 출시되자마자 1만3076대가 팔려 단숨에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가 이끄는 소형 SUV 시장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티볼리는 지난달 4121대가 판매돼 4098대를 기록한 코나를 제치고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문제는 소형SUV와 크기‧외형‧가격까지 비슷한 해치백 시장의 극심한 부진이다. 지난 2016년 풀체인지(완전변경)된 현대차 i30는 지난달 불과 337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새로 출시된 신형 벨로스터는 불과 279대에 그치며 신차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해치백보다 실용성이 더욱 높은 웨건형 모델인 i40의 판매량은 고작 8대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소형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대로라면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해치백 차종들인 i30. i40, 벨로스터를 묶어 젊은층을 공략하는 PYL브랜드를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지난해 폐지시켰다.

현대자동차 i30.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국내에서 해치백 차종들이 외면 받는 이유는 국내 시장 특유의 자동차 문화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치백은 세단보다 실용적이기 때문에 유럽서 주력으로 팔리는 차종”이라며 “반면 우리나라 시장은 자동차로 사람을 평가하는 문화 때문에 전통적인 세단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유의 문화 때문에 해치백이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해치백과 비슷한 크기와 외형인 소형 SUV가 강세를 보이는 것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소형 SUV와 해치백은 그야말로 한 끗 차이”라며 “SUV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SUV' 타이틀이 붙은 소형 SUV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침체된 국내 해치백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세단과 차별화되는 판매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i30는 1세대 출시 당시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었고 폭스바겐 골프도 국내 시장의 스테디셀러”라며 “시장 가능성은 충분한 만큼 차별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높은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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