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06 14:49

사측이 사건 왜곡·과장해 노조 궁지에 몰아...과격행동은 잘못 인정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인천 부평공장 내에서 출근투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성과급 미지급에 반발한 한국지엠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사측과 벼랑 끝 대치에 들어갔다. 노조는 카허 카젬 사장이 CEO로서 구조조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사측의 여론전으로 왜곡된 내용이 알려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6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전날 오전 부평공장에서 제461차 간부합동회의를 마치고 카허 카젬 사장실을 항의 방문한 뒤 사무실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사장실의 집기를 부수고 책상을 빼는 등 큰 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하루 만에 점거를 해제하고 대화를 요청한 상태다. 특히 노조 측은 성과급을 못받았다고 과격한 난동을 부린 것으로 보도된 내용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노조 관계자는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사장실을 점거한 것에 대한 책임과 비판은 피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사장과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던 과정들은 모두 생략된 채 집기를 부순 것만 부각되고 있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를 대표하는 카젬 사장은 성과급 미지급과 미래 발전전망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달랑 문서 하나로 노조를 무시했다”며 “능력과 책임감이 없는 카젬 사장이 대표 자격이 없다고 보고 내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해도 오히려 사측은 언론을 이용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장실을 점거하고 일부 집기류를 파손한 것은 맞지만 사측은 이를 왜곡‧과장해 노조를 궁지에 몰고 있다”며 “특히 노조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건 사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측이 10일 예정된 급여 지급도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략적으로 흘리고 있다”면서 “회사가 힘들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경영상태과 미래 계획을 밝히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사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서 정상화 가능성도 희박해지는 모습이다. 당초 정부는 한국지엠의 구조조정 3대원칙으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지엠 노사는 이 가운데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한국지엠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구안 노사 합의 등 명분이 필요하다”며 “조속한 정상화와 정부지원을 위해선 노사 양쪽 모두에 책임 있는 자세와 고통분담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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