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08 06:00

장기 발전방향 만들때 '먹튀' 방지 강력한 장치 만들어야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중국 더블스타와 본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정상화에 나선 금호타이어에 대해 기대감과 함께 '먹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호타이어가 ‘제2의 쌍용차’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새로 출범하는 미래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노사와 함께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미래위에서 향후 경영계획을 논의 할때 '먹튀'를 방지할 견제장치를 충분히 만들어야 되는다는 것. 

미래위는 회사의 정상화와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정보 교환, 노사 합의사항 이행, 노사문화 개선 등을 협의하는 기구다.

본 계약을 보면 더블스타는 총 6463억원을 투자해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지뷴율 45%)에 오르며 향후 3년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인허가와 대출만기 연장 등 선행조건이 순조롭게 충족되면 오는 7월 거래가 종결될 전망이다.

더블스타로 매각되는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정상화의 첫 단추를 꿰게 됐는데 이제 금호타이어에 남은 최대 과제는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 해소다.

앞서 노조는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면 먹튀가 예상된다며 해외매각을 반대해왔다. 정부와 채권단, 일반직 등이 법정관리 가능성을 들며 압박하자 백기를 들었지만 노조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의 자산 규모(2016년 기준)는 5조1216억원인데 반해 더블스타는 1조2481억원에 그친다는 점에서 먹튀 우려는 끊이지 않아 왔다. 더블스타의 규모가 금호타이어보다 휠씬 작고 수익률과 재무안정성도 떨어진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유미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우선순위로 원하는 것은 기술력과 공급망”이라며 “더블스타는 지난해 3분기 18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등 재무상태가 불안정한데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장기적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채권단이 승인한 더블스타의 투자유치조건을 보면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 간 매각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더블스타가 3년 후 공장 문을 닫고 철수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미 쌍용차와 하이디스가 중국 업체에 헐값에 팔린 뒤 먹튀를 당한 선례가 있어 더욱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쌍용차와 하이디스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차와 BOE는 생산능력과 기술력만 빼간 채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특히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한 다음해부터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더니 4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2대주주인 채권단의 지분도 만만치 않아 제멋대로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위원회에서 향후 경영계획을 논의할 때 먹튀를 방지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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