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4.10 11:11
이창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날씨가 풀리면서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다. 등산이나 마라톤, 축구를 하며 겨우내 소홀했던 몸을 챙기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얼마전 병원을 찾은 강모(남·57)씨. 그는 봄을 맞아 조기축구회에 가입했다. 하지만 공을 차면서 건강을 다지기로 한 설렘도 잠시, 첫 시합에서 강씨는 갑자기 무릎에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평소 가벼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운동 후 걸을 때마다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강씨의 병명은 반월상연골파열이었다. 다행히 그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간단한 줄기세포치료를 받았다.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한 반달모양의 물렁뼈다. 이 연골은 신체활동 중에 받는 충격을 흡수해 관절을 보호한다. 반월상연골 파열은 점프, 급정거, 갑작스런 방향 전환 등 충격에 의해 발생한다. 운동종목으로는 농구와 축구에서 가장 많다. 특히 중·장년층은 연골 노화로 인해 특별한 외상없이도 쉽게 찢어질 수 있다.

반월상연골이 파열되면 통증과 함께 무릎이 붓고, 무릎을 끝까지 펼 수 없다. 또 움직일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 무릎이 힘없이 꺾이는 무력감도 나타난다. 연골은 한 번 파열하면 저절로 회복하거나 재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급격히 진행된다.

증상이 경미하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나, 물리요법과 약물치료로 호전된다. 하지만 이미 연골조직이 파열됐다면 운동·물리요법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파열된 연골에 의해 관절 표면이 마모되고 손상된다. 그래서 관절염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이 동반될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시술이 효과적이다. 무릎관절에 최소한의 절개를 한 뒤 관절경을 삽입하고 모니터 화면을 보며 시술한다. 파열된 반월상 연골조각을 제거하고, 찢어진 부위는 봉합한다. 관절내시경은 시술 후 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흉터가 작다는 장점도 있다. 또 입원도 1박2일이면 충분하다.

손상된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줄기세포는 일명 '만능 씨'로 손상된 무릎연골 조직을 재생하는 기능을 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추출해 사용하는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와 신생아의 태반에서 추출ㆍ배양해 사용하는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가 있다.

줄기세포 치료의 관건이 되는 것이 '이식된 줄기세포 개수'다. 줄기세포는 개수가 한정돼 있고, 나이가 들수록 숫자가 줄기 때문에 50세 이상 환자에게는 자가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이에 비해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비교적 손상이 큰 퇴행성관절염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시간은 30분~1시간으로 짧고, 절개부위도 2~3㎝다. 2~3일 입원하며, 6개월 정도 지난 뒤에는 무릎에 새로운 연골이 생성된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 개발돼도 예방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운동이나 야외활동 시 스트레칭을 습관화해 몸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관절부상을 예방하는 길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정형외과전문의 이창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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