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11 17:09

12일 8차 임단협… 중노위 쟁의조정은 교섭 이후로 연기

임한택(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이 11일 부평공장 앞 조립사거리에서 열린 단체교섭 보고대회에서 군산공장 폐쇄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의 미래를 가늠할 노사 간 8차 임단협 교섭을 앞두고 배리 엥글 GM 해외부문 사장이 또 방한했다. 엥글 사장은 산업은행을 방문해 실사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노조에 조속한 자구안 합의를 설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12일 낮 1시30분에 인천 부평공장에서 8차 임단협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지난달 30일 7차 교섭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약 2주 만이다.

노사는 교섭 공백기간 동안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을 유지해 왔다. 특히 사측이 지난 5일 2017년도 성과급을 미지급한다고 밝히자 이에 격분한 노조는 사장실을 이틀 간 점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노사는 지난 9일 열린 중노위 주재로 열린 쟁의조정 회의에 참석했지만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노위는 11일 두 번째 쟁의조정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지만 노조는 다음날 있을 교섭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쟁의조정 연기를 사측에 신청했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면 2차 쟁의조정은 8차 임단협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8차 임단협 교섭에 집중하기 위해 쟁의조정 연기를 신청했다”며 “노조는 사측과 대화로 풀겠다는 입장이며 사측은 좀 더 진전된 교섭안을 가지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열릴 2차 쟁의 조정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노조는 적법성을 얻어 정당한 파업권을 얻을 수 있다.

노사 간 합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엥글 사장은 지난 10일 밤 6번째로 방한했다. 엥글 사장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산업은행을 찾아 실사 및 자금지원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엥글 사장은 ‘부도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워 노조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엥글 사장은 지난달 26일 노조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4월 20일까지 비용절감에 관한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신청을 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먼저 장기발전 전망을 제시해야 원활한 교섭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한택 노조지부장은 11일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서 열린 단체교섭 보고대회에서 “폐쇄된 군산공장에 이어 부평, 창원, 정비 등 어느 한 곳도 안전한 곳이 없다”며 “철수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GM에 맞서 임단협과 고용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만기가 돌아온 차입금 7220억원과 9880억원을 GM 본사에 갚아야하지만 일단 실사가 끝날 때까지 유예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지급하지 않기로 한 성과급 720억원과 본사 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희망퇴직자에 대한 위로금 5000억원과 협력사 부품대금 3000억원은 지급해야 한다.

유동성이 바닥난 한국지엠으로서는 외부 자금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돈줄을 쥔 산업은행과 GM은 노사 간 합의결과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