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2.15 14:38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집행유예를 기대했던 CJ그룹은 혼돈 속으로 빠져든 모습이다. 특히나 지난 14일 같은 횡령·배임 혐의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은 것과 달리 이 회장만 실형이 확정되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재판 결과 직후 공식 입장을 통해 "수형 생활이 불가능한 건강 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고 참담하다"며 "그룹도 경영 차질 장기화에 따른 위기 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장이식 수술 후유증과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가 악화된 이 회장은 건강 상태를 낙관할 수 없는데다 설사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남은 형기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조기 경영 복귀는 기약할 수 없게 돼 CJ그룹의 경영 정상화는 다시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

그동안 이 회장의 조기 복귀만을 기대하며 모든 사업 계획 등을 미뤄뒀던 CJ그룹으로서는 또다시 성장을 멈춘 채 최소 2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2013년 7월 구속된 후 2년 넘게 자리를 비운 동안 CJ그룹은 투자가 줄어든 것은 물론 굵직한 M&A(인수합병) 등에 대한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주요 전략 사업에 차질을 빚고 외형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2012년 3조원에 육박했던 CJ그룹의 투자액은 지난해 2조원을 밑돌았다. 당초 지난해 투자계획은 2013년과 비슷한 2조4000억원으로 세웠지만 실제 집행은 80%에도 못미친 셈이다. 2012년에 세운 ‘2020년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10조원’ 목표도 달성 시기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CJ그룹의 매출은 26조원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등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당장 지난 2년간 제대로 정기 인사를 하지 못한 CJ그룹은 내부 인사 문제부터 해소하고 조직 안정화에 힘써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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