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15 06:00

"물량·가격·상품성 삼박자 맞아야 흥행 가능"

쉐보레 중형SUV 에퀴녹스. <사진출처=GM 홈페이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이 중형 SUV 에퀴녹스를 미국 GM 본사로부터 들여와 상반기내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자금난으로 법정관리 위기에 몰린 한국지엠이 신차 출시로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쉐보레 에퀴녹스가 올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당초 3~4월 경 수입돼 들어올 것이 유력했지만 이 보다 늦은 6월 중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군산공장 폐쇄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회사 여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혼란스러운 상황인 만큼 신차를 당장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에퀴녹스는 당초 2분기 끝자락에 출시하기로 계획한 만큼 노사 협상 타결과 실사 종료 등 당면한 현안이 해결 되는대로 국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시가 임박한 에퀴녹스는 곧 초도물량 약 300여대가 바다를 건너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물량은 꼭 판매가 아니더라도 주행테스트, 전시, 행사, 시승용 등으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에퀴녹스가 속한 중형 SUV 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에퀴녹스는 기아차 쏘렌토와 르노삼성 QM6를 비롯해 지난 2월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TM과 경쟁하게 된다. 특히 국내 유일한 픽업트럭인 쌍용차 렉스턴스포츠도 사실상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한다.

에퀴녹스는 쓰러져가는 한국지엠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한국지엠은 에퀴녹스가 미국에서 매년 20만대 이상씩 팔리는 인기차종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불과 6272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면서 줄곧 3위를 기록했던 내수 순위도 꼴찌로 추락했다. 한국지엠이 철수설에 휘말리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살만한 차’가 없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지엠 라인업에서 실질적인 제품경쟁력을 갖춘 차종은 사실상 경차인 스파크가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내수 최하위를 기록했던 지난해 판매량을 보면 12개 판매 라인업 가운데 지난달 1000대 넘게 팔린 차종은 스파크(2518대) 뿐이다. 나머지 차종들은 현대기아차 등 경쟁차종에 상품성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에퀴녹스는 미국시장에서 꽤 인기있는 차종이지만 까다로운 입맛의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지는 미지수”라며 “그간 한국지엠은 경쟁력 갖춘 좋은 차가 없었던 만큼 에퀴녹스의 성공 관건은 상품성과 가격경쟁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지엠이 GM본사로부터 수입해 들여오는 차종들이 유독 부진한 점도 걱정거리다. 현재 한국지엠은 임팔라와 카마로, 볼트, 볼트EV 등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달 4개 차종의 합계 판매량은 324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방식으로 판매하면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앞서 임팔라가 높은 관심에도 출고지연으로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했던 사례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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