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싸고 산업부-고용부 '충돌'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싸고 산업부-고용부 '충돌'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8.04.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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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핵심기술 여부 판정유예...고용부는 19일 공개 강행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판정이 뒤로 미뤄졌다. 고용노동부가 국민의 알권리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해당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산업부는 산업기술이 외국 경쟁업체에 유출될 수 있다며 힘겨루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는 16일 삼성전자 작업환경측정보고서의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30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기술이 보고서에 포함됐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산업부 관계자는 “보고서를 좀더 심도 있게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조속히 추가로 열기로 했다”며 “2차 회의는 오는 18일 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일은 고용부의 보고서공개 유예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에 산업부는 그 전까지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내려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보고서 관련 소관부처인 고용부는 산업재해 피해 입증을 위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장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장은 온양공장과 평택공장, 기흥·화성공장, 구미공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삼성SDI 천안공장 등이다.

이미 대전고법은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 이범우씨의 유족에게 측정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핵심쟁점은 측정보고서를 산재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까지 보고서를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고용부는 설비, 기종, 생산능력 정보, 공정, 화학물질 종류 등이 영업비밀이라 하더라도 산재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이미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에 보고서 공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산업부는 보고서 내용이 국가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개를 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용부는 노동자의 안전과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고민할 것이고 산업부는 국가의 기밀 사항을 굉장히 고민해야 하는 부처”라며 “산업 기술이 외국이나 경쟁업체에 유출될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 후발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생산 기술력을 손쉽게 얻어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와 경영계의 입장이다.

산업부는 위원회의 2차 심의에서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내려 보고서를 공개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고서 공개를 소관하는 부처인 고용부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19일 보고서 공개를 강행할 방침이다.

경영계 역시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기술은 중국과 불과 1~2년의 격차 밖에 나지 않아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총은 15일 입장자료를 내고 “유해인자 노출수준 정보 등은 산업재해 근로자 또는 유족에게 제공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장비의 종류‧개수‧배치‧사용하는 화학제품명 등은 산재입증과 관련이 없고 생산 노하우를 추정할 수 있어 제3자에게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산업부의 판정이 강제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이 핵심기술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의 판정결과는 삼성전자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과 수원지법 행정소송 등에서 정보 공개를 막을 근거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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