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4.16 19:02

사측 "구조조정 동의해야 출자"-노조 "군산공장 폐쇄 철회부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1일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서 단체교섭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지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9차 임단협 교섭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사측은 조건부 잠정합의 하지 않으면 부도신청하겠다고 압박한 반면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 먼저라고 맞섰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법정관리로 가는 가능성만 높였다. 

카허 카젬 대표와 임한택 노조 지부장을 비롯한 한국지엠 노사 관계자 40여 명은 16일 인천 부평공장 LR대회의실에서 9차 임단협 교섭을 가졌다. 

사측은 이번 교섭에서 20일까지 조건부 잠정합의를 하지 않으면 부도를 신청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2시간 가량 이어진 교섭내내 사측을 질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20일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부도처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20일 이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임시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회사가 처한 상황을 시급히 극복하기 위해 일단 합의부터하고 노조가 원하는 미래발전 전망에 대해서는 차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사측은 적자 원인과 관련한 노조의 질의에 “마진 폭 축소, 고정비 상승, 수출 감소, 내수판매 부진 등으로 적자가 발생했고 임원진들도 희망퇴직으로 개개인이 희생했다”며 “GM은 투자하기로 했지만 비용절감이 전제조건”이라고 답했다.

이어 노조가 “투자와 회생을 말로만 하고 정작 공장 축소와 노동자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사측은 “자금 확보의 유일한 방법인 잠정합의가 없으면 부도신청이 진행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져 현재 주 2일 근무로 운영되는 부평공장 승용2담당에 대해서도 사측은 “다른 계획은 없고 말리부의 판매를 촉진할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현재 승용2담당에서 생산되는 말리부와 캡티바는 내수시장에서 지난달 각각 909대와 138대 팔리는데 그쳤다. 캡티바는 다음달 단종이 확정됐기 때문에 승용2담당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말리부 뿐인 상황이다.

이어 사측은 노조의 군산공장 폐쇄 철회 요구에 대해 불가방침을 재차 전달했다. 사측은 “군산공장 폐쇄 철회는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희망퇴직을 추가로 실시하고 그 다음 전환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한택 노조지부장은 “차기 교섭에서는 군상공장을 포함한 노조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발언한 뒤 교섭을 마쳤다.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한국지엠의 법정관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GM은 차입금 3조원의 출자전환 방침도 철회할 뜻을 내비치는 등 한국지엠 사태는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한편 노조는 오는 18일 오후 4시부터 부평공장 정문에서 금속노조와 함께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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