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04.17 09:28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고성을 지르는 음성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에서 7년간 기장으로 근무했다는 B씨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회사내 실상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대한항공 기장 출신 B씨가 나와 "그 음성 파일을 처음 접했을 때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총수 일가가 항상 그래 왔다는 걸 다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 않았다"며 "오히려 놀란 부분은 '이제는 직원들도 을의 입장에서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것들을 낱낱이 공개할 지경에 이르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B씨는 '고성 지르면서 일하는 게 자주 있는 일이냐'는 질문에 "조 전무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무슨 통과의례처럼 항상 고성을 지른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본사 근무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다. 대한항공 본사 건물 구조가 어디서 누가 소리를 지르면 다 들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 6층 전체가 쥐 죽은 듯 고요해지고 서로 눈치만 본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고성말고 또 다른 갑질이 있냐는 물음에는 "조현민 전무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날이면 온 부서가 비상이 걸린다"며 "손님들이 탑승하고 있는데 지점장을 세워놓고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전혀 주변의 상황을 개의치 않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게 항상 있었다"고 폭로했다.
B씨는 이어 "또 요즘에는 회장님이 비행기에 탑승하면 기장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과도하게 케어를 한다. 그래서 비행 중에 메시지 수신하느라 정상적인 비행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며 "그래서 저희들끼리 농담으로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B씨는 대한항공의 사내 문화에 대해 "땅콩 회항 이후 변한 게 별로 없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도 얼마 전에 복귀하지 않았냐"며 "총수 일가의 한마디에 모든 임직원들이 꼼짝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 알아서 기는, 그런 금수저라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아무 말도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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