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4.19 08:52

박근주 강남경찰서장

박근주 강남경찰서장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영화‧TV시청, 음악감상, 인터넷, 메신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을 뜻하는‘스몸비(Smombie)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스몸비란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여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좀비같아 보여 생겨난 신조어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걷다가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2013년 117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1.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몸비족들은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느라 주변에서 위급한 경우가 발생해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의 경우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인과 비교해 발달이 덜 돼있기 때문에 상황판단력과 순발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주의력과 자제력이 부족한 어린이는 등·하굣길에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길을 건너다 참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횡단보도 앞 점자블럭 주변바닥에 길이 6m, 폭 10cm, 일직선형태의 바닥신호등을 시범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바닥신호등 LED조명의 표면은 방수 처리됐고, 덮개는 강화플라스틱으로 마감돼있어 사람들이 지나다니거나 비가 와도 망가지지 않아 실용적이다.

경찰은 향후 효과가 검증되면 표준규격을 만들어 정식 신호장치로 등록해 사고가능성이 높은 곳부터 점진적으로 설치해 나갈 예정이다.

바닥신호등은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스몸비 아이들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도록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이 지정된 횡단보도에 우선적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스몸비족의 인식변화 없이는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은 마약과 비슷한 습관성, 탐닉성 등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제하기 힘들다. 

근본적인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해 아이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경찰은 단속과 함께 미비점이 들어난 어린이보호구역에는 각종 교통안전시설물을 확충하고, 다양한 교통안전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안전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정과 학교에서도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며, 어린이 스스로 안전에 대한 인식과 경각심을 가지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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