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4.23 18:35

전문가들 "연내 16만 가구 입주하는 수도권도 문제"

[뉴스웍스=박지윤 기자] 서울 강북권 주택까지 전세거래가 8년여 만에 가장 뜸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역전세난'과 '깡통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서울 강북권 14개구의 전세거래지수는 13.6으로, 2010년 1월 4일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거래지수는 0~200 범위 안에서 100보다 크면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을 뜻하며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서울 전체의 전세거래지수도 이달 16일 16.5로 조사돼, 지난해 10월 9일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9일(-0.03%) 2012년 8월 6일 이후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달 16일 구별로는 서초구와 강동구 전셋값이 지난달보다 각각 0.35%, 0.24% 떨어졌고, 광진구, 노원구, 양천구, 송파구, 구로구, 도봉구, 영등포구, 동작구 등도 낙폭을 키웠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이에 전세매물이 시장에 넘쳐나고 입주물량이 증가한 곳을 중심으로 갭투자자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갭투자자들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급매로 처분해 매매값이 전셋값보다 떨어지는 이른 바 ‘깡통전세’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는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나 깡통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도 “전세매물이 쌓여있고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경기 화성, 용인, 김포, 시흥, 동탄2신도시 등은 기존 전세매물 적체와 더불어 전셋값이 제한폭 수준까지 떨어져 깡통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지난해(약 39만가구)보다 5만 가구나 많은 약 44만 가구에 달한다.

특히 올해 경기도에서는 16만 가구가 집들이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5년 간 연평균 입주물량의 150.27%의 달하는 물량이다. 경기 화성시 3만1832가구, 용인시 1만5676가구, 김포시 1만4197가구, 시흥시 1만2338가구, 하남시 9204가구 등이 입주한다.

서울은 올해와 내년 연평균 대비 각각 27.09%, 41.01% 늘어난 3만4700가구, 3만85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올 하반기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자들로 인해 역전세난이 큰 문제로 대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서울은 올해 서울시가 하반기로 연기한 약 2만 가구에 달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이주 수요자들 때문에 역전세난이 심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